평양 무인기 침투 관여 의혹을 받는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가 조사를 중단하고 나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평양 무인기 침투 관여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의 변호인을 특검 조사 내용과 군사비밀 유출 등의 이유로 조사 참여에서 배제했다. 김 전 사령관의 변호인은 즉각 반발하며 준항고 및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맞섰다.

특검팀은 20일 외환 의혹 수사의 '키맨'으로 꼽히는 김 전 사령관 변호인을 조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김 전 사령관의 변호인이 조사 참여 과정에서 알게 된 신문 내용, 조사 과정에서 제시된 군사 기밀을 외부로 유출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김 전 사령관 변호인의 조사 참여를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김 전 사령관은 평양 무인기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마련하려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북한 도발을 유도하는 무인기 작전을 벌였다는 내용을 수사 중이다.

앞서 김 전 사령관과 변호인은 공개적으로 무인기 의혹과 관련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특검팀 측은 "(김 전 사령관 측의 입장 발표가) 공범들의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내란 특검법에는 변호인이 신문조서 내용을 외부에 유출해 수사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 변호인 참여를 중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란 특검법 6조는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군사법원법과 그 밖의 법령 중 검사 권한에 관한 규정은 특별검사의 경우 준용한다고 명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대검찰청 예규 7조 1항의 변호인 신문 조사 참여 중단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단 입장이다. 이번 특검팀의 조치에 따라 김 전 사령관은 앞으로 변호인 없이 조사받거나, 혹은 새로운 변호인을 구해 조사에 참석해야 한다.

김 전 사령관 측은 해당 통지에 즉각 반발해 이날 조사를 중단시키고 나왔다. 김 전 사령관은 오는 22일 조사를 추가 조사를 앞두고 있는데, 이에 대해 "2일 만에 변호사를 새로 선임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 내용을 아는데 중간에 변호사를 바꾸는 건 제 방어권을 과하게 막는 조치"라고 밝혔다.

변호인은 이번 조치에 대해 불복해 △판사의 재판 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처분에 불복할 때 이를 취소하거나 변경해달라고 법원에 준항고하고 △헌법상 기본권 침해 등을 따지는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했다. 변호인 측은 "이번 사건은 구속영장까지 청구됐던 사건인 만큼,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매우 중요하다"며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보려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