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이 지난 7월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한 뒤 법원을 나서며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처음으로 기소한 삼부토건 전현직 임원들이 처음으로 진행된 공판준비기일에서 주가조작과 관련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26일 삼부토건 이일준(63) 회장과 이응근(75) 전 대표이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피고인과 검사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를 말한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지만 이 회장과 이 전 대표 모두 출석했다. 이날 이 회장은 황토색 수의를 입었으며 이 전 대표는 정장 차림으로 출석했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은 특검팀이 공소사실을 먼저 말했고 두 사람의 변호인들은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이 회장 측은 공소장의 기재가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했고 개인적으로 이득을 취득한 것이 전혀 없다며 무죄 취지로 다툴 예정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 측도 삼부토건 경영진이 공모해 범행했다는 점을 부인한다며 무죄 취지로 주장했다. 또 사건 관련자 중 아직 기소되지 않은 사람도 있음을 감안해 재판 진행을 무리하게 빨리 하지 말아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두 피고인 측은 증거와 관련해 열람등사를 아직 충분히 하지 못했다며 이와 관련해 특검팀의 협조를 요청했다. 특검팀은 요청 받은 자료는 다 주고 있다면서 다시 신청하면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2일 오전 10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향후 재판 절차에 대해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 등 삼부토건 경영진이 2023년 5월부터 우크라이나 정부·건설사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등 호재성 정보를 허위로 유포해 주가를 띄운 뒤 부당 이득금 369억원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 또 특검팀은 이 회장과 이 전 대표 등이 허위 정보를 이용해 주가를 띄우기로 공모했으며 그 과정에서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사건 관련 인물인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과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은 재판에 넘기지 못했다. 이 회장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도주해 특검팀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또 특검팀은 이 사건과 김 여사와의 연관고리 역시 밝혀내지 못해 김 여사도 재판에 넘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