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사진=뉴시스

광화문 집회에서 불법으로 모금한 혐의를 받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심에서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이영림 판사는 8일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목사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전 목사는 시민단체 평화나무의 고발에 따라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등이 주최한 집회에서 참가자들에게 헌금 봉투를 돌리며 약 15억원의 기부금을 모금한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기부금품법은 1000만원 이상의 금액을 모금할 경우 모집·사용계획서를 작성해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 등록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종교단체는 기부금품법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재판부는 해당 집회가 종교 단체의 활동이라는 주장에 대해 "해당 집회는 종교를 불문하고 공통의 정치적 견해를 갖는 사람들이 정부에 대해 의견 표명을 한 것에 가깝다"며 "기독교 교리 중심으로 연대했다고 볼 수 없어서 종교 단체의 고유 활동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전 목사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모금을 받아 후원금을 입금한 사람들이 특정 단체의 회원이 된다는 의식이 없었고 후원금 낸 사람들에 대해서도 후원으로 인식하고 따로 관리하지 않았다"면서 기부가 아니라 친목단체의 회원으로 후원금을 받은 것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재판부는 "집회를 개최하기 위해 반대급부로 받은 돈이라 해당 모금은 기부가 아니라는 주장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자신의 영향력 등에 비춰 1년 내에 기부금이 1000만원 이상 모일 것을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기부금 모집과 사용의 적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등록 절차를 회피했다"면서 전 목사에게 2000만원의 벌금형 유죄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