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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Law Cafe] 역설계의 항변

[the L] "기술정보, 많은 시간·비용 투입해 연구개발…중요한 경영요소"


'역설계(Reverse Engineering)'라는 게 있다. 말 그대로 역으로 설계하는 것.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구입해 분해하고, 그 생산과정을 분석·연구하는 것을 뜻한다.


영업비밀 사건에서 이슈가 되는 기술정보의 경우 논문과 특허, 인터넷 자료 등이 존재하거나 역설계가 가능한 경우도 많다. 실제로 소송에서 침해자가 이러한 자료들을 흔들면서 해당 기술은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항변하기도 한다. 과연 역설계가 가능하다고 해당 기술이 영업비밀이 아닌 것일까?


◇ 역설계 가능하다고 해당기술이 영업비밀 아닐까?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르면 영업비밀의 첫 번째 요건은 '비공지성'이다.


비공지성에 대해 부정경쟁방지법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은 정보'라고 간단히 정하고 있고, 법원은 이를 풀어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않고서는 그 정보를 입수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2009. 4. 9. 선고 2006도 9022 판결, 2008. 4. 10. 선고 2008도679 판결 등).


비공지성의 리딩케이스라 할 수 있는 '모나미 사건(96다16605)'을 살펴보면 법원의 입장은 상당히 명료하다. 경제적 유용성과 비밀관리성 요건을 충족한 상황이라면, 역설계에 의해 이 사건 기술정보의 획득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사정만 갖고 해당 기술정보가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 "역설계 가능하다고 곧바로 비공지성 요건 부정되는 건 아냐"


다시 말해 역설계가 가능하다고 해서 곧바로 비공지성 요건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인터넷과 논문, 학술지, 회사 카달로그, 특허공보 등에 어떤 기술의 기본원리나 개괄적 내용, 학술적 근거 등이 공개돼 있는 상황이더라도 이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정보, 이용하려는 목적에 맞춰 수정하고 조합한 정보, 설비와 공정, 부품 등에 차이가 있다면 비공지성이 인정된다는 것이 법원의 태도이다. 적용 분야가 완전히 다른 기술정보인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법원은 또 시판되는 제품에 포함돼 있는 기술상·경영상 정보의 경우에 역설계가 그 기간과 비용적인 측면에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비공지성이 인정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침해자가 역설계의 항변을 할 때 영업비밀을 침해 당한 회사는 재판부에 이런 사정을 충분히 알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힘들게 만들어 낸 기술인데 역설계가 가능하다며 영업비밀성이 훼손되선 안되기 때문이다.

 

조수연 머스트노우 변호사는 기업분쟁연구소(CDRI) 출신으로 기업 자문과 소송을 주로 담당해 왔다. 영업비밀과 보안문제 등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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