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춘 의원(60·무소속)

분양대행업체 대표에게서 수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기춘 무소속 의원(60)이 1심에서 부인했던 일부 혐의에 대해 모두 시인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23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시철)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박 의원 측 변호인은 "분양업자 김모씨(45)에게서 받은 금품 중 4000만원에 대해 1심에선 기억이 나지 않아 부인했지만 항소심에 이르러 모두 인정한다"며 "판결에 참작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의 권위와 국민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며 "방탄국회 뒤에 숨지 않고 특권을 포기한 점, 자수한 경위 등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최후 진술을 통해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를 염원하는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긴데 대해 반성하고 있으니 용서해달라. 남은 인생을 고향에서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검찰은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박 의원에게 징역 3년6월을 구형했다.

앞서 박 의원은 2011년부터 지난 2월까지 분양대행업체 I사 대표 김씨에게서 3억5000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서자 받은 금품 일부를 측근 정모씨(51)를 통해 돌려주며 증거를 감추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박 의원에 대해 "중진 국회의원으로 후배 정치인과 국민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지위에 있는데도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해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1년4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박 의원에 대한 항소심 선고 재판은 다음달 15일 오전 10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