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수임한 재개발 사건에서 의뢰인이 재개발조합으로부터 보상금 지연손해금으로 15억원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의뢰인은 분양신청을 하지 않아 현금청산자가 됐는데 조합이 의뢰인에게 보상금(현금 청산금)을 주지 않는다며 변호사를 찾았다.

사건에 대해 살펴보니 사업시행인가 후 1년이 넘도록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공토법)' 상의 보상금 지급 협의절차조차 진행되지 않았다.

같은 해 3월 의뢰인은 보상금을 받기 위해 조합에 수용재결신청 청구를 했지만 조합은 이듬해 4월에야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서토위)에 수용재결 신청을 했다.

서토위는 약 4개월 간의 재결절차를 거쳐 의뢰인의 토지에 대한 감정가를 83억원, 지연이자를 15억5000만원으로 정해 재결했다. 조합제시액은 감정가 78억원이다. 조합은 같은 해 7월 이의신청 했지만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 역시 서토위와 같은 결론이 났다.

결국 의뢰인은 조합제시 보상가에서 감정가를 약 5억원 증가, 지연이자를 20% 전액(342일분)을 인정받아 최종적으로 98억여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이는 조합 제시액보다 20억5000만원이 늘어난 규모다.

의뢰인은 어떻게 조합으로부터 이런 거액의 지연손해금을 받아냈을까?

주택재개발 현금청산자가 조합과 청산금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 보상금을 받기 위해선 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토지수용위원회는 분쟁의 대상이 되는 보상가를 1차적으로 결정한다.

하지만 수용재결을 요청하는 권한은 조합에게만 있다. 조합이 수용재결 신청을 차일피일 미루면 현금청산자 입장에서는 주택가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는 불안한 지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공토법 30조는 이같은 문제를 보완키 위해 재개발조합 현금청산자가 '보상금 협의절차가 종료된 이후'에 조합에게 수용재결 신청청구를 하고 60일이 지나도록 조합이 수용재결신청을 하지 않으면 차후 정해지는 보상금의 연 15%의 지연이자를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재개발 현금청산자의 경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48조(현금청산자가 된 이후 150일이 지나면 바로 현금청산금을 받을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보상금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논의가 있어 왔다. 보상금 협의절차의 개시시기를 조합이 정할 수 있으므로 조합이 협의를 시작하지 않으면 현금청산자가 수용재결신청 청구도 할 수 없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이와 관련, 최근 대법원이 명확한 판단을 내렸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877)

대법원은 "주택재개발 사업에 있어서는 토지보상법의 협의절차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현금청산자가 수용재결신청 청구를 하기 위해 해당 법의 절차를 모두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즉, 주택재개발 현금청산자가 공토법상 협의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아도 현금청산자가 된지 150일이 지나면 바로 조합을 상대로 수용재결신청 청구를 할 수 있고, 조합이 그로부터 60일 이내에 재결신청청구를 하지 않을 때 조합은 보상금에 연 15%의 이자를 추가해 지급해야 한다는 얘기다.

재개발 현금청산자는 현금청산자가 된 시점부터 150일이 지나는 시점에 바로 조합을 상대로 수용재결신청 청구를 해야 한다. 그래야 조합이 보상금을 빨리 지급할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조합이 늑장부리는 만큼 연15%에 달하는 지연손해금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재개발 조합은 보상업무를 신속히 처리해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