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1

임원 선임, 선수 선발 등의 청탁을 받고 수년간 수영계 관계자들에게서 수억원대 뒷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대한수영연맹 전무이사 정모씨(54)가 혐의를 대체로 부인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남성민) 심리로 진행된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정씨의 변호인은 "대체적으로 금품을 수수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대가 관계가 있는 금액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다퉈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씨는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연맹 간부들에게서 선수 선발, 감독 선임 등 각종 청탁을 받고 총 4억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의 변호인은 "선수 선발 과정 등에서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와 관련, 앞으로 증인 신문을 통해 입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소속 팀 선수들을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3000여만원을 정씨에게 건넨 대한수영연맹 총무이사 박모씨(49)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증거관계에 모두 동의한다"고 밝혔다.

또 10억원대 공금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한수영연맹 시설이사 이모씨(47)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지만 훈련 지원비로 사용한 내역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공금을 횡령한 것은 인정하지만 개인적으로 쓰지 않고, 선수 훈련비 등으로 사용한 금액이 더 많다는 주장이다.

앞서 검찰은 대한수영연맹 비리 의혹을 수사하면서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이번 수사로 재판에 넘겨진 사람은 정씨와 이씨를 포함해 연맹 임원 10명과 관련 업체 관계자 4명 등 총 14명이다.

한편 재판부는 이들에 대한 다음 재판 기일을 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선임한 변호인 중 일부가 재판부와 연고가 있는 경우가 있다"며 "재배당을 할지 여부를 검토한 뒤 다음 기일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은 재판부와 연고 관계가 있는 변호인이 선임된 사건에 한해 사건을 되도록 다른 재판부에 재배당하는 방침을 세워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