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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5번 이재정 후보가 2일 전북 김제전통시장 앞에서 김제시부안군 김춘진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
"국민의 정치적 권리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부분에 중점을 두어 활동하고 싶습니다."
일명 '나꼼수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변호를 맡아 주목을 받았던 이재정 변호사는 20대 총선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간의 변호사 활동에서 느꼈던 '목마름'을 입법부에서 해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을 본격적인 정치참여 계기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5번 후보로 나선 이 변호사는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으며 민변 사무차장,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지역구 후보 지원을 위해 유세버스를 타고 전국을 도느라 정신없이 바쁜 그를 투표를 코 앞에 둔 마지막 주말, 머니투데이 더엘(the L)이 만났다.
◇"권력기관 맞선 싸움서 변호사 한계느껴…국회역할 떠올려"
이 변호사는 4년 전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후보자 심사위원으로 더민주와 인연을 맺었다. 그 인연으로 이번에는 본인이 직접 후보자로 나서게 됐다. 그는 4년 전 심사 과정을 진행하면서 어떤 사람이 비례대표 후보로 적합할지 고민을 했고 그러면서 정치의 역할을 새삼 떠올리게 됐다고 말한다.
"변호사로 나름 사회를 고민하면서 최선을 다해 활동했다고 자부하지만 늘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입법적으로 해결하면 간단한 일인데도 긴 소송을 거쳐야 하는 사건들이 많았고 검찰 등 권력기관에는 개별적으로 맞서 싸우기에 버겁기도 했습니다"라며 그는 자신이 국회에 들어간다고 해서 일거에 해결될 일은 아니지만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자신이 쌓아온 활동과 철학 그리고 사회정치관에 부합하는 정당이라고 언급했다. 투표용지를 앞에 둔 유권자들과 마찬가지로 고민했다는 그는 수권정당의 가능성을 보고 더민주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더민주를 집권가능한 정당으로 보고 "당장 실질적으로 국민의 삶을 위해 조력할 수 있는 동료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중앙위원회 투표를 통해 비례대표 순위를 결정했다. 당시 2분의 정견발표 시간동안 각 후보들은 제각기 수권정당의 면모에 걸맞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조금 달랐다.
"수권 정당 의회구성원의 역량만이 아니라 헌법이 부여한 야당 본연의 역할도 중요하며 제대로 된 강한 야당 역할에도 적합한 인물이라고 이야기하며 제대로 된 야당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설명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동의한 당원들이 많았던 것일까. 이 변호사는 당당히 비례 5번을 받았다.
◇'권력기관 통제'와 '정치적 자유' 관련 입법에 관심
◇'권력기관 통제'와 '정치적 자유' 관련 입법에 관심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과 국정원 등 권력기구의 감시와 통제에도 관심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있었던 카카오톡 사태나 최근 수사기관 통신자료 수집문제로 관심을 갖게 된 정보인권이나 디지털 정보에 대한 문제도 주력하고 싶은 문제로 꼽았다.
그래서일까. 이 변호사가 만들고 싶은 법도 그 관심 분야와 연결돼 있었다. 표현의 자유나 선거법 사건을 많이 다뤄 국민의 정치적 자유가 제한되는 상황들을 경험했다며 관련 법제 정비에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관점에서 과거 유신체제에서 긴급조치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한 총체적인 피해배상법을 제정하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독일이 입법적으로 해결한 반면 우리나라는 개별 피해자들에게 소송을 통해 재심, 배상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다"며 "그나마 인정되던 배상도 최근에는 기각되고 있어 임기 내 반드시 입법화하고 싶다"고 했다.
◇"군인도 사적 정치활동과 표현의 자유 박탈 안돼"
이 변호사에게 직접 맡았던 사건들에 대해서도 직접 물었다. 특히 현역 장교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트위터 등에 쓴 것으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상관모욕죄'로 유죄를 받았던 '육군대위 이명박 전 대통령 모욕죄 사건'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국비 유학생으로 일본 유학까지 다녀와 장래가 촉망되던 유능한 인재였다고 육군 대위에 대해 설명했다. 재판 중 군외교행사 차출을 위해 연락이 왔을 정도였다고 했다. 그런 군인이 개인적 의견으로 올렸던 글이 조직문제로 환원됐던 것에 안타까워 했다.
이 변호사는 "대통령은 군통수권자로서의 지위도 있지만 행정부 수반, 국정운영 최고책임자, 최고위 정치관료로서 다양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며 "국민의 감시 비판의 대상이 되는 최고 선출직 정치인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의 정책·정치적 책임은 국민 누구로부터도 비판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군인이라고 해서 사적 정치 활동이나 표현의 자유가 박탈돼선 안 된다"고도 덧붙였다.
◇"로스쿨제 보완해 나가야"
로스쿨 체제와 법조인 양성제도에 관한 생각을 물었다. 그는 먼저 로스쿨 출신과 연수원 출신 변호사들 간의 임금격차나 수련과정에 대한 상호간의 불신 등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을 인정했다.
이 변호사는 "사시와 로스쿨 모두 장단점이 있다"며 "우리사회가 숙고를 거쳐 로스쿨이라는 양성제도를 선택한 이상 제도를 보완하고 고쳐나가면서 해결하면 되는 문제"라고 봤다. "이미 도입한 제도를 부정하는 것은 우려가 된다"며 "변호사들이 이익집단이 되어 서로를 배격하지 말고 함께 지혜를 더해가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선거운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 그는 "이전에도 나랏일 걱정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후보가 되고나니 더욱 선거추이나 결과에 대해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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