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문의 02-724-7792

개인

[친절한 판례氏] '수술후 후유증'…"의료인 과실 추정할 수 없어"

[the L] 대법원 "'불가피한' 신경 손상 가능성 있다면 의사 잘못 아냐"


의료사고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부담하는 손해배상의무의 성질은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채무'다. 따라서 의료사고에서도 가해자인 의사의 과실은 피해자인 환자가 입증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의료행위의 경우는 일반 불법행위의 경우와 달리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는 의사의 의료행위 과정에서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여부나 그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밝혀내기가 매우 어려운 특수성이 있다.

 

이에 법원은 의료과실의 경우 피해자인 환자 측이 입증해야하는 책임의 정도를 완화하고 있다. 즉, 수술 도중 환자에게 중한 결과를 가져온 증상이 발생한 경우, 환자 측이 그 증상 발생에 관한 의료상의 과실 외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만 입증하더라도 그러한 증상이 의료상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추정될 수 있다고 봐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의사의 의료행위 결과 환자에게 후유장해가 발생한 경우, 그러한 사실만으로 의료행위 과정에 과실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2013다27442)이 있다.

 

오른쪽 겨드랑이 부분 신경에 종양이 발생한 A씨는 2007년 1월 X병원을 찾아 의사 B씨로부터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당시 B씨는 A씨의 종양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종양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 도구로 메젠바움 가위와 전기소작기 등을 사용했다. 그런데 수술 직후부터 A씨는 오른쪽 4, 5번째 손가락 끝마디 감각에 이상을 느끼며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수술 전에는 오른 팔의 운동 및 감각 기능이 모두 정상이었던 A씨는 의사 B씨가 수술 과정에서 의사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인해 자신의 손가락 신경이 손상됐다고 주장하며 X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B씨는 수술 과정에서 메젠바움 가위와 전기소작기 등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종양을 전체적으로 완전 절개했다"며 "이러한 방법은 신경이 절단되거나 화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럼에도 B씨가 이런 수술 방법을 택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의사 B씨의 수술 과정과 의료적 판단에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수술 당시 A씨의 종양은 신경에 심하게 유착된 상태였다"며 "이런 상태에서 B씨가 의학적 판단 하에 메젠바움 가위와 전기소작기 등을 사용해 종양을 제거한 것이 정상적이지 않은 수술기구의 사용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나타난 신경 손상 증상은 B씨의 의료과실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기보다 수술 당시부터 A씨의 종양이 일반적인 것과 달리 신경과 유착이 심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발생된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며 "의료상의 과실 외에 A씨에게 신경 이상 증상을 초래할 다른 원인이 없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A씨의 신경 이상 증상이 '수술 직후'에 발생했다는 사실이 수술을 집도한 의사 B씨의 의료행위 과정에 과실이 있었음을 추정할만한 간접사실이 되지는 않는다고 본 것이다.

    

◇ 판결팁= 대법원이 의료사고에 있어서는 환자 측의 간접사실 주장을 통해 의료인의 의료행위에 과실이 있었다고 추정을 해주는 정도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환자를 배려해주는 것은 의료지식 차이를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위 판결을 보면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대법원의 입장에 의하더라도 의료인의 의료행위 직후 후유증이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의료인에게 과실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는 없음을 알 수 있다.

 

즉, 법원은 의료인이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행위를 할 때 그 대상이 되는 환자의 상태에 사람마다 내부적인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가진 내적 요인이 치료 결과에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 관련 조항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관련기사


목록
 
모든 법령정보가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