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뉴스1) 황희규 기자 = 섬 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피의자들이 10일 오후 전남 목포경찰서에서 광주지검 목포지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박모(48), 이모(34), 김모씨(38) 등 피의자 3명은 지난달 22일 새벽께 전남의 한 섬 초등학교 관사에서 20대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치상)를 받고 있다. 2016.6.10/사진=뉴스1

전남의 한 섬마을에서 학부모를 포함한 동네 주민 3명이 여교사를 술에 취하게 한 뒤 성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피의자들이 10일 검찰에 송치됐다.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송치된 피의자들은 공모 사실을 여전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들은 지난달 22일 밤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던 여교사에게 술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학교 관사에서 피해자를 차례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계획적으로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폐쇄회로(CCTV)를 판독한 결과 관사로 들어가고 나오는 3명의 모습이 차례로 화면에 찍혔고, 이들의 차량 세 대가 동시에 관사 앞에 주차됐던 점을 결정적 증거로 봤다. 현재 여교사의 체내와 사건 현장에서 이들의 체액과 체모가 발견이 돼 당초 성폭행 사실을 부인했던 피의자들이 더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게 되면서 "성폭행은 인정하지만 공모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 범행공모 극구 부인하는 이유는…공모해 윤간했다면 살인죄보다 중한 처벌

그렇다면 피의자들이 공모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모여부에 따라 처벌 정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광삼 변호사(법무법인 더쌤)는 "피의자들이 검찰 송치 시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공모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은 양형을 고려한 것"이라 분석했다. 현재까지 피의자들은 공모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피의자들이 공모한 것으로 보고 특수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2명 이상이 공모해 주거를 침입하고 성폭행을 저지를 경우 성폭력처벌법 제3조와 제4조에 따라 5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한 특수강간 등의 혐의를 적용한다"며 "피의자들은 피해자에게 4주 간의 병원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했기 때문에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처할 수 있는 같은 법 제8조를 적용해 강간 등 치상 혐의로 본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수사가 이어지겠지만 경찰 판단이 그대로 인정될 경우 피의자들은 무거운 징역형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승한 변호사(법무법인 유스트)는 "3명의 피의자들이 사전에 공모했다는 점이 입증되면 특수강간치상죄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 경우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특수강간치상' 적용되면 최대 12~16년 실형 가능

2명 이상이 공모해 강간 범행을 저지른 경우에는 형법상 규정된 강간죄에 우선해 특별법인 성폭력범죄처벌등에관한특례법(성폭력처벌법) 상의 특수강간죄가 적용된다. 따라서 3명의 피의자가 공모하여 함께 피해자를 강간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성폭력처벌법 제4조 제1항)으로 처벌된다. 그리고 피해 여교사가 이들의 강간으로 상해를 입었기 때문에 특수강간치상죄(같은 법 제8조 제1항)가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또 "만약 이들의 행위를 유사강간이나 준강간으로 보고, 사전에 공모했다는 점이 인정되면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면서 "이처럼 특수강간과 유사강간·준강간 사이에는 상당한 법정형의 차이가 있고, 관할서인 목포경찰서에서 유사강간·준강간에서 특수강간치상혐의로 죄명을 변경해 사건을 목포지청에 송치한 점으로 미뤄 수사기관에서도 이 사건을 엄중하게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사강간이란 피해자를 때리거나 협박해 구강이나 항문 등 성기를 제외한 피해자의 신체 내부에 피의자의 성기를 넣거나 피해자의 성기나 항문에 피의자의 손가락과 같은 성기가 아닌 신체 일부 또는 도구를 넣을 경우 성립(형법 제297조의 2)한다.

◇ 유사강간만 인정된다고 해도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 처벌 가능

만약 피의자들에게 강간까지는 아닌 유사강간만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여교사가 거주하는 관사에 동의 없이 침입해 범행을 저지른 피의자들은 성폭행처벌법 제3조가 적용돼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그리고 준강간은 피해자가 술에 취한 경우처럼 저항할 수 없는 상태가 된 상황을 이용해 강간한 경우 성립(형법 제299조)하며, 이 경우에도 2인 이상의 피의자가 함께 범행한 경우는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제4조 제3항)으로 처벌한다.

김 변호사는 "살인죄의 법정형이 5년 이상의 징역인데 반해, 특수강간의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법정형이 살인죄보다 높게 돼 있다"며 피의자들이 매우 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호식 변호사(법무법인 서율)는 피의자들의 공모 가능성을 전제로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나온 사실만 보면 피의자들은 인적 신뢰관계를 이용해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윤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유형의 범죄라면 보통의 강간보다 엄하게 처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상해까지 인정돼 특수강간치상이 되면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라 피의자들은 최대 12~16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