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이 계열사들로부터 매년 각각 200억원, 100억원을 받아 온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또 이들이 숨긴 비밀금고에서 거액의 현금과 서류를 찾아 압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두 회장이 계열사로부터 매년 각각 200억원과 100억원을 받아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은 이 사실을 신 회장 등 오너일가의 자금관리자들로부터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재산관리인들은 매년 급여와 배당으로 두 회장이 300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갔다고 했다"며 "이 규모가 너무 크다고 판단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전날 신 회장 등 오너일가가 비밀금고에 보관하다가 빼돌린 현금 35억여원과 금전출납부 등을 찾아내 압수했다. 검찰이 압수한 현금과 서류는 각각 신 회장 처제의 자택과 신 총괄회장 비서실의 비밀공간에 보관돼있었다.

검찰은 자금관리인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비밀금고의 존재를 확인했다. 애초에 신 총괄회장 집무실 등에 있었던 금고안에 있던 물건들이었다고 한다. 롯데 관계자들은 '신 회장과 신동주씨 사이에서 벌어진 '형제의 난'때 비밀금고 내용물을 옮겼다'고 했으나 검찰은 수사 직전 증거은폐 차원에서 서류가 옮겨졌을 수 있다고 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또 금전출납부 등 관련 서류에 대한 분석을 하다 보면 신 회장 등 오너일가의 비자금 규모와 용처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검찰은 이날도 신 회장의 재산관리인 이모씨 등 회사 임원 등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현재 △오너 일가의 비자금 의혹 △계열사간 자산거래로 발생한 회사에 대한 배임 의혹 △그룹 총수 일가의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계열사에 손실을 끼친 부분 등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지 않다고 해서 수사대상에서 배제된다고는 볼 수 없다"며 "해외거래 부분 등 이런부분들도 문제점이 있다면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