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의원은 CTS횡령 의혹 수사가 무혐의로 종결된 데에 홍만표 변호사를 고액의 선임료를 주고 선임한게 결정적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당시 "검찰이 홍만표 부장에게 빚진 게 있어 이번에 갚아야 한다는 얘기가 돈다"며 "대검을 떠난 홍만표 부장은 한 해 연간 수임료를 120억원 신고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서 의원이 실명과 구체적 액수를 거론하자 '의혹제기를 무리하게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우연히 폭로된 정운호 게이트로 인해 서 의원의 지적은 대부분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국감 당시 법사위 분위기다.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한 전관비리 의혹제기와 개선요구는 특별한 이슈가 아닌 매년 반복되는 '잔소리' 정도로 치부됐다. 서 의원 등 비법조인 의원들이 수사·재판의 불공정성, 유전무죄 무전유죄 현실을 지적해도 으레 나오는 비전문가의 한탄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20대 법사위원 17명 중 11명 법조인…9명이 판검사 출신

그런데 20대에선 여당에 4명, 야당에 5명의 전관 출신 의원이 있다. 비전관을 합한 법조인 출신으로 따져도 여당이 4명, 야당에 7명으로 야당에 법조인 의원이 많이 포진했다.

이런 점에서 20대 법사위에 기대를 걸어 볼 만 하다는 의견도 있다. 야당 법사위원 중에 전관 변호사 출신이 더 많지만 야당 성향의 '개혁적' 인물들이라면 '전관비리' 척결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다. 

과거 법사위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전관비리에 온정주의적 시각을 가졌던 법사위원들이 있었다는 것은 서기호 전 의원의 지적처럼 관련 법안이 제대로 논의조차 안 됐던 것을 보면 명확하다. 

서 전 의원은 "전관비리 문제는 개별 의원 한 명이 발의하고 관심 갖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운호 게이트로 관련 수사가 이어지는 현재 시점에서 국민적 관심이 유지돼야 법사위를 비롯한 국회도 해결의지를 갖는다.

20대 전반기 국회 법사위가 과연 전관비리를 비롯한 법조계 고질병인 법조비리를 획기적으로 막을 수 있는 법안들을 제대로 논의하고 통과시킬지를 국민이 끝까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