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선순위 가등기에 관하여 살펴보겠다. 가등기란 장래에 행해질 본등기에 대비해 미리 그 순위 보전을 위해 하는 예비적 등기를 말한다. 이 가등기가 행해진 후 본등기가 이뤄지면 본등기의 순위는 가등기의 순위로 소급한다. 경매 물건에 말소기준권리보다 우선하는 선순위 가등기가 있고 해당 가등기가 담보가등기가 아닌 소유권보전을 위한 가등기의 경우 낙찰가액은 한없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가등기의 종류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가등기와 담보목적 가등기가 있다. 더 구체적으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가등기 중 매매계약이 체결되기 전과 후로 나누어진다. 매매계약이 체결되기 전에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이른바 예약완결권을 보전하기 위한 가등기와 매매계약이 체결한 이후의 소유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로 나눌 수 있다.

담보 목적 가등기는 통상의 근저당권과 사실상 동일한 효력이 있어 낙찰되면 소멸하고 배당 문제만 남게 된다. 이에 반해 소유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는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가 실행되는 경우 가등기 이후에 소유권 등 물권을 취득한 자는 누구나 해당 권리를 잃게 된다. 이는 낙찰자라고 예외는 아니다.

정당한 낙찰대금을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 앞에서는 소유권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이유로 선순위 가등기가 있는 물건의 낙찰 가격은 끊임없이 하락할 수밖에 없고 반대로 해당 선순위 가등기를 소멸시킬 수 있다면 엄청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대상판결은 소유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 중 예약 완결권이라는 형성권을 보전하기 위한 가등기에 관한 사례다. 

법원은 "민법 제564조가 정하고 있는 매매의 일방예약에서 예약자의 상대방이 매매완결의 의사를 표시해 매매의 효력을 생기게 하는 권리(이른바 예약완결권)는 일종의 형성권이다. 당사자 사이에 그 행사기간을 약정한 때에는 그 기간 내에, 그러한 약정이 없는 때에는 예약이 성립한 때부터 10년 내에 이를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은 "이 기간을 도과한 때에는 상대방이 예약목적물인 부동산을 인도받은 경우라도 예약완결권은 제척기간의 경과로 인하여 소멸된다. 원심이 문제가 된 임야에 대해 매매예약이 체결된 때로부터 피고가 예약완결권을 행사한 때까지 10년이 경과하였다고 적법하게 확정한 다음 피고의 예약완결권의 행사는 제척기간의 도과로 인해 소멸한 권리를 전제로 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했다.

소유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 중 예약완결권을 보전하기 위한 가등기라는 것이 있는데 예약완결권은 10년 내에 행사해야 하고 그 기간을 넘으면 소멸하기 때문에 가등기 역시 효력을 잃는다는 얘기다.

결국 경매 물건을 확인하는 중 담보가등기가 아닌 가등기가 있는 부동산이 있고 가등기가 10년이 경과 되었다면 위 법리를 한번쯤 고민해 낙찰을 받을 만 하다. 다만 이러한 물건 중에서도 다소의 함정이 있는 물건이 있으니 이는 다음 칼럼을 통해 말씀드리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