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순위 임차인이 경매에 의해 소유권을 취득한 경락인에게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과 우선변제력을 주장하기 위한 법률요건을 어느 시기까지 유지해야 하는 지에 대한 판례가 있다.

경매물건에 선순위 임차인이 존재할 경우 해당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하지 않은 이상 임차인의 보증금만큼 낙찰대금이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선순위 임차인이 존재하는 경매물건을 낙찰 받은 이후 해당 임차인을 법률적으로 처리할 수만 있다면 그 물건은 더없는 수익 모델이 될 수 있다. 더욱이 법원은 △ 임차인이 본래 채권자에 불과한 점 △ 공시방법이 물권의 공시방법과 비교하여 불완전한 점 등을 고려해 임차인에게 불리하게끔 대항력이나 우선변제적 효력의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소개할 판례는 임차인이 인도와 주민등록이라는 우선변제의 요건을 어느 시기까지 유지해야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적용대상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법원에서 인정하는 시기까지 유지하지 않을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고 결국 보호받지 못하는 통상의 임차인에 불과하여 경락인에게 대항할 수 없는 지위에 처하게 된다. 

대법원은 "공시방법이 없는 주택임대차에 있어서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이라는 우선변제의 요건은 그 우선변제권 취득 시에만 구비하면 족한 것이 아니고 민사집행법상 배당요구의 종기까지 계속 존속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은 임차인이 대항요건을 유지해야 하는 기한을 '배당요구의 종기'까지로 본 것이다.(대법원 1997. 10. 10. 선고 95다44597 판결, 2006. 1. 13. 선고 2005다64002 판결 등)

대법원은 등기라는 공시방법을 가지고 있는 다른 물권자와 다르게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임차인은 등기를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물권자와 유사한 지위를 누리게 됨을 고려했다. 그래서 공시 방법의 요건을 최대한 엄격하게 해석하고 그 요건을 경매개시 당시가 아니라 최소한 배당요구 종기까지 갖출 것을 요구했다. 대법원의 해석은 채권자에 불과한 임차인이 요건을 갖춰 물권적 지위를 누리게 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야 어찌되었든 낙찰자의 입장에서는 차후 선순위 임차인이 존재하는 경매 물건을 파악할 당시 선순위 임차인이 어느 시기까지 대항요건을 갖췄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배당요구 종기까지 그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음을 기억해 해당 물건을 낙찰 받는다면 뜻밖의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권형필 변호사는 2006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주로 집합건물과 부동산 경매 배당 관련 사건을 다루고 있다. 저서 집필, 강의, 송무 등으로 활동 중이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서 경매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