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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안전조치 없는 정차로 연쇄추돌…"정차 운전자 책임"

[the L] 고속도로에서 차 세워둘 땐 표지 설치 등 안전조치 해야 해

편집자주[친절한 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사진은 아우토반 52중 교통사고 현장의 모습.

고속도로에서는 원칙적으로 정차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갑작스런 사고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정차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도로교통법에서는 예외적으로 고속도로에서 정차를 할 수 있는 경우와 그 때 운전자가 취해야 할 안전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 정차를 하면서 안전조치 등을 하지 않아 앞에 정차한 차량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뒤에서 달려오던 차량들이 연쇄적으로 추돌을 하게 된 경우, 정차한 차량 운전자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대법원 판례(2010다28390)가 있다.

 

2006년 10월 오전,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편도 3차로 도로 중 3차로를 달리던 25톤 트럭 운전자 A씨는 짙은 안개로 전방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탓에 서행 중이던 1톤 트럭과 추돌해 트럭을 2차로에 정차시켰다. A씨는 정차 후 '고장자동차의 표지'를 설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로 사고 현장을 수습 중이었다. 이때 미처 A씨의 트럭을 발견하지 못한 승합차가 정차된 트럭을 추돌했고, 그 뒤를 따르던 차량 수 십 대가 연쇄적으로 추돌했다. 또 이 사고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며 운전자와 승객들 중 일부가 다치거나 사망했다.


사고로 죽거나 다친 피해자와 그 유족들은 A씨에게도 연쇄 추돌과 그로 인한 화재 사고에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책임을 물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이 안전조치를 다하지 않고 정차를 한 탓에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그 사고로 인한 화재 발생에 대해서는 자신에게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원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은 달랐다.

 

재판부는 먼저 A씨에게 연쇄 추돌 사고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선행차량이 사고 등의 이유로 고속도로에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주행차로에 정지해 있었고, 그 사이에 뒤따라온 자동차에 의해 추돌사고가 발생한 경우,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 정차한 탓에 뒤따르던 차량이 앞선 차량을 충돌하고 나아가 주변의 다른 차량이나 사람들을 충돌할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며 "앞선 차량 운전자가 정지 후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었음에도 과실로 이를 게을리 했거나, 정지 후 시간적 여유 부족이나 부상 등의 사유로 안전조치를 취할 수 없었더라도 정지가 그 차량 운전자의 과실로 발생된 사고로 인한 경우였다는 등 그의 과실에 의하여 비롯된 것이라면 앞선 차량의 정차와 추돌사고 및 그 이후 연쇄적으로 발생한 사고 사이 인과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A씨의 안전조치 미이행과 앞서 발생한 사고로 인한 정지로 인해 연쇄 추돌이 발생했으므로 A씨는 자신의 과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재판부는 추돌 사고로 인해 발생한 화재로 사람이 죽거나 다친 부분에까지 A씨의 과실이 미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1톤 트럭과 추돌했던 앞선 사고(1차 사고) 이후 필요한 안전 조치를 다하지 않은 과실과 전방주시의무·안전거리 유지의무 등을 게을리 한 탓에 뒤따르던 차량들이 추돌 사고(2차 사고)를 일으킨 결과 화재도 발생한 것"이라며 "1차 사고와 2차 사고는 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해 발생한 것이므로 A씨도 화재로 인한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화재 사고로 인한 피해자와 그 유족들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하게 됐다.

 

 

◇ 판결 팁 = 고속도로 상에서 차량을 갑자기 정차해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이런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고속도로가 기본적으로 정차가 안 되는 구간이라는 생각에 운전자들이 앞선 차량의 정차를 쉽게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도로교통법은 고속도로에서 예외적으로 정차나 주차를 할 수 있는 상황을 규정하며, 그 때에 뒤따르는 차량의 운전자가 앞에 정차된 차량이 있음을 미리 인지하고 피할 수 있게끔 안전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

 

위 사례는 A씨가 도로교통법 상의 안전조치의무를 다하지 않은 탓에 추돌 사고를 일으킨 것이었고, 때문에 A씨는 그 사고로 죽거나 다친 사람들의 피해에 대해서도 민사상 책임까지 부담했어야 했던 사안이다.

 

 

◇ 관련 조항

-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 도로교통법

제64조(고속도로등에서의 정차 및 주차의 금지) 자동차의 운전자는 고속도로등에서 차를 정차하거나 주차시켜서는 아니 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법령의 규정 또는 경찰공무원(자치경찰공무원은 제외한다)의 지시에 따르거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시 정차 또는 주차시키는 경우

2. 정차 또는 주차할 수 있도록 안전표지를 설치한 곳이나 정류장에서 정차 또는 주차시키는 경우

3. 고장이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길가장자리구역(갓길을 포함한다)에 정차 또는 주차시키는 경우

4. 통행료를 내기 위하여 통행료를 받는 곳에서 정차하는 경우

5. 도로의 관리자가 고속도로등을 보수ㆍ유지 또는 순회하기 위하여 정차 또는 주차시키는 경우

6. 경찰용 긴급자동차가 고속도로등에서 범죄수사, 교통단속이나 그 밖의 경찰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정차 또는 주차시키는 경우

7. 교통이 밀리거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움직일 수 없을 때에 고속도로등의 차로에 일시 정차 또는 주차시키는 경우

 

제66조(고장 등의 조치) 자동차의 운전자는 고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고속도로등에서 자동차를 운행할 수 없게 되었을 때에는 행정자치부령으로 정하는 표지(이하 "고장자동차의 표지"라 한다)를 설치하여야 하며, 그 자동차를 고속도로등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겨 놓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제40조(고장자동차의 표지)

① 법 제66조에 따른 고장자동차의 표지는 별표 15와 같다.

② 밤에는 제1항에 따른 표지와 함께 사방 500미터 지점에서 식별할 수 있는 적색의 섬광신호·전기제등 또는 불꽃신호를 추가로 설치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른 표지는 그 자동차로부터 100미터 이상의 뒤쪽 도로상에, 제2항에 따른 표지는 그 자동차로부터 200미터 이상의 뒤쪽 도로상에 각각 설치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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