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家)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62)이 다음달 1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신 전 부회장을 소환해 급여를 과다하게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0여년 동안 그룹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이름만 올리고 수백억원대의 급여를 챙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아울러 신 전 부회장을 상대로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비리 의혹 전반을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형제의 난' 당시 신 전 부회장이 주장한 내용 등을 물어볼 예정이다. 신 전 부회장은 앞서 롯데쇼핑의 중국사업 1조원 손실, 호텔롯데의 롯데쇼핑에 대한 과도한 지급보증, 해외호텔 구입 관련 부당 지출 등 신동빈 회장(61)의 횡령·배임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롯데 수사가 '형제의 난' 관련 경영분쟁에서 촉발된 면이 크다"며 "이와 관련해 분쟁의 한 당사자인 신 전 부회장의 입장을 들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롯데가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1·구속기소)을 소환해 신격호 총괄회장(94)의 6000억원대 탈세 혐의와 관련해 조사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서미경씨(57),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33)과 함께 신 총괄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2%룰 넘겨받는 과정에서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이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사실관계 전반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본에 머무르고 있는 서씨가 계속해서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검찰은 서씨와 이달 초부터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계속해서 귀국을 종용하고 있는데 불응할 경우 강제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이 신 총괄회장에 대한 조사 방법을 검토 중인 가운데 법원이 이날 신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신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으로는 사단법인 선(대표자 이태운 전 고법원장)이 선임됐다. 한정후견은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내려지는 조치로 성년후견에 비해 후견인으로부터 제한된 조력을 받을 수 있다. 법원 관계자는 "한정후견 결정인 만큼 검찰 조사는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에 대해 방문조사나 서면조사 등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상태를 점검해보고 가능한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지난 1월 한 차례 신 총괄회장을 조사한 전례가 있는데 이 역시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황각규(61)·소진세(66) 사장을 조만간 다시 불러 조사한 뒤 신 회장을 본격 소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