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 /사진=유동일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이 신격호 총괄회장(94)을 감금하고 있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62)이 혐의를 부인했다. 민 고문은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62)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민 고문의 변호인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신종환 판사 심리로 진행된 1회 공판기일에서 "문제가 되는 발언이 의견 표명에 불과하고 사실에 해당하는 부분도 허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날 "실제 민 고문의 혐의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는 롯데 직원 2∼3명의 진술서가 전부"라며 "이 직원들은 롯데의 지시를 받거나 문책을 두려워 해 허위 또는 과장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민 고문은 앞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약식기소돼 법원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약식명령은 벌금형 등에 처해질 수 있는 비교적 경미한 사건에 대해 정식 재판 절차가 아닌 약식으로 형벌을 정하는 것을 뜻한다. 이 판단에 이의가 있으면 정식 재판 청구가 가능하며, 이 경우 피고인은 약식명령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지 않는다.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에 불복해 민 고문과 함께 정식 재판을 청구한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49)도 이날 무죄를 주장했다.

민 고문은 지난해 10월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통제하고 있다. 감금에 준하는 수준이다"라는 허위사실을 언론에 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 상무는 '감시를 멈추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 담긴 신 총괄회장 명의 통고서를 들고 신동빈 회장 집무실을 허락 없이 들어간 혐의다.

한편 민 고문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 "나중에 다 이야기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산업은행장 시절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58·여·구속) 등과 정기 모임을 가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민 고문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달 20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