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2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사진=뉴스1

최근 '최순실 의혹' 사건으로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능 여부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변호사단체와 중견 변호사들은 대체로 "현직 대통령도 수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난달 27일 성명서를 통해 "헌법 제84조에 의해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조문은 재직 중 대통령이 기소되지 않는다는 의미일 뿐 처벌받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이 조문 때문에 수사가 어렵다는 말은 성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즉 대통령도 수사가 가능하단 얘기다.

다만 변호사업계를 대표하고 2만여명의 변호사 전체가 가입돼 있는 있는 대한변호사협회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강신업 변협 대변인은 "변협이 따로 대통령 수사 가능 여부에 대한 성명서를 낼 생각은 없다"면서 "해당 헌법 조문은 수사가 가능한 것인지 아닌지 둘 다 가능한 해석이며 어떤 게 꼭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의혹이 굉장히 크다든가, 이걸 바로 해소하지 않으면 증거 인멸의 우려가 굉장히 크다든가 한 경우 수사를 해 놓고 기소만 하지 않는 것도 가능하지만 반대로 보면 대통령을 수사한다는 것은 또 정쟁에 이용당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면서 "대통령 측에서 자신을 수사해달라고 요구하는 방법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 변호사들은 대체로 수사가능에 무게를 둔 모습이다. 변협 사무총장을 역임한 이찬희 변호사(법무법인 정률)는 "일본이나 미국 등 외국의 예를 봐도 소추만 못하는 것이지 수사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이 변호사는 "형사 소추는 퇴임 이후에 하는 방식으로 하더라도 사안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서 국민들로 하여금 이런 어떤 의문, 우리 국가가 비선에 의해서 움직이는 나라인가 이런 의문을 명확하게 풀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 변호사(법무법인 세창)는 "대통령의 진술을 받지 않고서는 진실을 규명할 수 없다"면서 "재임 중에는 소추 당하지 않지만 퇴임 후에는 소추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 초동 수사를 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성근 변호사(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회장)는 "법률가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수사는 가능하다"며 "지금 수사하는 과정에서 관련 당사자들이 국민들이 갖고 있는 여러 의혹에 대해서 제대로 해명하고 있지 않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것을 볼 때 최후의 방법으로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고 필요하면 압수수색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심스러운 입장도 있었다. 윤성철 변호사(법무법인(유)정진)는 "규정 취지를 본다면 수사는 할 수 있는데 기소만 안하고 증거를 모아놨다가 나중에 기소한다고 해석하기엔 좀 무리가 있고 만약 수사가 가능하다면 불구속 수사는 되고 구속 수사는 안 되는 건지 등에 관해 법으로 규정된 부분이 없다"면서도 "재직 중 대통령에 대한 보호 취지라면 적어도 문제가 있다고 해도 임기가 끝난 후 수사가 이뤄져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수사불가 쪽에 무게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