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다섯 가구 중 한 곳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관련시장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반려동물과 함께 하기 위한 준비가 충분할까요? 머니투데이 더엘(the L)이 '반려동물과 동고동락하는 법'(동동法)을 통해 반려동물과 관련한 법적쟁점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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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5가구 중 1가구 이상이 반려동물을 보유하고 있다. 2012년만 해도 반려가구 보유가구의 수는 18%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22%에 달했다. 1인가구가 늘어난 데다 저출산·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반려가구 보유가구 수는 날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 보유가구가 늘면서 관련한 분쟁도 늘어나고 있다. 내게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데다 충성심이 강한 친구이지만 남에게는 그저 '맹수'로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내 반려동물이 남에게 물리적인 위해를 가했을 때는 법적 분쟁으로까지 발발할 수도 있다.
반려동물로 인한 손해배상액은 생각보다 무겁다. 최원기 변호사(법무법인 혜안)는 "반려동물의 수가 증가하고 그 종류도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도 그만큼 증가한다"며 "(반려동물 관련) 주의의무 소홀로 타인에게 신체상 피해를 입히는 등의 손해를 끼친 경우 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고 민사적 책임 외에도 형사상으로 '과실치사상죄'가 성립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년 전 한 반려견이 목줄을 끊고 한 여성 피해자의 얼굴을 물어 상해를 입힌 사건이 있었다. A씨는 평소 반려견에 대한 관리를 충분히 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가해자의 과실을 인정해 7500만원을 배상할 것을 명한 바 있다. 이 손해배상액에는 직접적인 치료비 외에도 성형수술비, 후유장애에 대비한 치료비 예정액,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등이 포함돼 있다.
2013년에도 서울의 한 공원에서 A씨가 애완견 목줄을 놓친 사이 그 애완견이 만 4세 아동의 종아리를 물어 2주 치료를 요하는 피해를 입힌 혐의(과실치상죄)로 벌금 50만원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와 별도로 A씨가 피해아동에게 지급해야 할 민사상 손해배상액을 607만원으로 정했다(서울동부지법 2014나22750). 1심에서 패소한 A씨는 같은 법원에 항소했지만 지난해의 항소심 청구는 기각됐다.
A씨가 물어야 할 배상금은 어떻게 산정됐을까. 재판부는 △피해아동의 가족이 직접적으로 치른 치료비와 성형수술 진단비용 57만여원에 △사건 이후 추가로 예상되는 치료에 소요되는 비용 250만여원, 그리고 △정신적 충격에 대한 위자료 250만원을 더해 손해배상 비용을 정했다.
2007년 한 아파트 복도에서 목줄을 매지 않은 애완견이 짖으면서 달려오는 바람에 피해자가 넘어져서 대퇴골 골절 등의 피해를 입은 사안에 대해서도 법원은 애완견 주인인 B씨에게 911만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부산지법 2007가단 82390). 피해자는 당시 골절 등의 피해로 411만여원을 치료비로 지출한 상태였는데 법원은 이 치료비에다 별도로 위자료 500만원를 부담할 것을 B씨에게 명했다.
내게는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이지만 자칫 소홀히 관리해 남에게 피해를 입혔을 경우의 부담은 고스란히 반려동물 소유자의 몫이다. 최 변호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반려견 주인인 피고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데 이러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법적인 책임이 있음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부득이 사고가 발생해 손해배상을 받아야 한다면 치료비 등 물질적 손해 뿐 아니라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꼼꼼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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