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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선거에서 전자개표기를 사용할 수 있을까. 사용할 수 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는 이미 선거에서 전자개표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그런데 전자개표기를 사용했기때문에 국회의원 선거가 무효라며 대법원에 소송이 들어왔다. 대법원은 더이상 해명을 할 이유조차 없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대전에 사는 이씨가 '전자개표기를 사용한 국회의원 선거는 무효'라며 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낸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미 전자개표기 사용이 위법하지 않다는 명시적 판단을 한 적이 있다"며 "이 사건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업무를 방해하고 사법 인력을 불필요하게 소모시키는 결과만 초래하는 '소권남용'에 해당해 부적법하다"며 24일 각하했다.

이씨는 지난 4월 대전광역시 동구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장우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자 "전자개표기를 사용한 것은 위법하다. 이 선거는 무효"라며 대법원에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지난 2004년 전자개표기 사용에 대해 "전자개표기는 투표지를 분류 계산하는 기계장치에 불과하고, 분류된 투표지는 육안으로 심사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헌법재판소 역시 지난 3월 "전자개표기는 단순히 표를 분류하는 기계에 불과하고 득표수를 수작업으로 검토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대법원은 "16대 대통령 선거에서부터 20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선거무효 소송이 반복적으로 주장되고 있다"며 "이미 대법원이 문제없음으로 밝힌 사안에 동일한 주장을 하는 것은 업무를 방해하고 사법자원을 불필요하게 소모시키는 결과만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이 반복적으로 법리적 해명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공직선거법이 규정하고 있는 선거소송은 '선거를 적법하게 시행하고 결과를 적정하게 결정'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 취지에도 맞지 않는 무의미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