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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을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와 관련, 근로자의 의미를 규정한 법 조항에 대해 문제삼은 사건에 '각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24일 헌재는 '근로기준법' 2조 1항 1호에 대해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각하) : 1의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각하란 해당 청구는 심판 대상이 될 자격 요건이 부족해 판단하지 않는 경우다.

헌재의 다수의견은 "캐디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근로자의 범위에 포함시켜 달라는 청구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의 노무조건이나 환경 등에 대해 근로기준법과 동일한 정도의 보호를 해달라는 요청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진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한다"면서 각하했다.

헌법재판소법 86조 2항에 따른 헌법소원에서는 진정입법부작위는 판단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다. 진정입법부작위란 입법해야 하는 공권력 자체가 행사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여기서 A씨의 청구가 법을 새로 만들어달라는 것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또 "근로기준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사업주와의 관계에서 사용종속관계에 있어야 하는데 캐디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근로자에 대한 보호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이들을 보호하는 내용의 입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이수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을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되는 근로자로만 한정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배제함으로써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므로 불완전하고 불충분한 입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에에 해당해 적법한 청구"라며 "본안 판단에 대해 나아가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골프장 캐디로 2013년 10월2일부터 일하던 A씨는 2013년 11월21일 해고당했다. 해당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했으나 캐디는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됐다.

그러자 그는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신청 기각 결정을 거쳐 법원에 재심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이 재판 심리 중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고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그는 "해당 조항이 근로자에 대해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라고 정의하며 캐디를 근로자로 보호하고 있지 않다"며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과 '산업재해보상보장법'에서는 캐디를 근로자 또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보호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병합 사건에선 캐디로 근무하던 B씨가 골프장 직원 등의 고의와 과실에 의해 손해를 입었고 부당하게 해고당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 했으나 패소 부분에 불복해 본인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