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A씨는 있지도 않은 아이를 낳았다고 출생신고를 했다. 다자녀 가구에 특별 공급하는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서류상 자녀를 만들어 낸 것. 병원에서 발급하는 출생증명서가 없어도 보증인이 있으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인우보증제'를 악용했다. A씨의 꼼수는 미취학 아동 전수조사 중 적발됐다.

앞으로는 출생신고를 할 때 의사나 조산사가 작성한 출생증명서 등을 출생신고서에 첨부해야 한다. 주변인을 보증인으로 세워 출생신고를 하는 '인우보증제'는 폐지된다. 또 가족관계증명서에는 현재의 신분, 가족관계 등 필수정보만 공개된다.

대법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가족관계등록법이 시행됐다고 30일 전했다.

30일부터 출생신고를 할 때는 의사나 조산사가 작성한 출생증명서, 진료기록 사본이나 예방접족증명서 등 출생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만약 관련 자료가 없다면 가정법원에 확인을 받은 후 확인서등본을 제출해야 한다.

인우보증제는 폐지됐다. 주변인을 보증인으로 세워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인우보증제는 전과자들의 신분세탁이나 허위로 자녀를 출산했다고 속여 국가보조금을 타내는 식으로 악용되는 사례들이 적발되면서 지적을 받아왔다.

가족관계증명서도 바뀐다.

그동안 가족관계증명서에는 과거 가족관계 등 불필요한 정보까지 공개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예를들어 배우자 수당을 받기 위해 직장에 제출해야 하는 혼인관계증명서에 이혼, 재혼, 혼인취소 등 민감한 개인 정보가 적혀있거나, 자녀 입학을 위한 증명서에 친권, 후견 등 정보가 노출되는 식이었다.

앞으로 가족관계증명서는 일반, 상세, 특정 증명서로 나뉘어 발급된다. 가족관계증명서를 신청하는 현재의 신분관계 등 필수 정보만 담긴 일반증명서가 발급된다. 혼인 외 자녀, 이혼, 입양취소 등에 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일반증명서에 나타나지 않는 사실들은 상세증명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발급을 받으려면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특정증명서에는 신청인이 선택하는 사항만 골라서 담을 수 있다.

표=대법원

그동안 외교부에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으로만 가족관계증명서를 받을 수 있던 외국 거주자들은 인터넷으로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http://efamily.scourt.go.kr)에서 증명서를 발급받고, 외교부 온라인 시스템(http://apostille.go.kr)에 접속해 발급받으면 된다.

대법원은 "출생등록의 진설성을 담보하고 불법적 신분세탁, 국적취득 등을 사전에 차단하고 개인정보, 사생활 보호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