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율촌 기술수출입대응통제센터 임형주 변호사-손승우 고문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제조 기술을 보유한 포스코퓨처엠(당시 포스코케미칼)이 3년 전 북미에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수출 승인을 받으려 했다. 같은 시기 경쟁사 역시 수출을 시도했지만 포스코퓨처엠만 승인을 받았다. 까다로운 승인 과정에 법무법인 율촌의 뒷받침이 큰 역할을 했다. 북미 기술 관련 규제에 대한 해석 및 대응이 두 기업의 운명을 가른 셈이다.

율촌이 법무법인 중 유일하게 기술 수출입 관련 전문 조직을 꾸렸다. 지난 4월 발족한 '기술수출입통제대응센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공격적 관세를 내세운 보호무역 기조가 강해지자 기술 수출입 대응 전략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율촌 사무실에서 만난 손승우 센터장(고문)과 임형주 변호사는 최근 기업들의 활동에 대해 "핵심 기술 확보와 수출이 가장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미국 등의 컴플라이언스 준수가 중요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기업이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전 법률서비스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손 센터장 등의 설명이다.

기업들의 핵심 기술은 국익 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 국가핵심기술로 등록해 정부가 통제하는 이유다. 반면 기업은 이를 수출해 이익을 얻고자 한다. 센터는 이 같은 국익과 사익 사이를 중재하는 일종의 '저울' 역할을 할 계획이다. 손 센터장은 "기술 유출은 단순한 지식재산권 침해가 아니라 국가안보에 심대한 위협으로 평가된다"며 "관련 법률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법무법인 율촌 기술수출입대응통제센터 임형주 변호사-손승우 고문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손 센터장 등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분야는 조선업이다. 한미 협력으로 많은 관련 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하려고 하고 있다. 문제는 조선과 관련한 8개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다는 점이다. 만약 설계도를 만들어 계약을 따내려고 할 때 이를 섣불리 보내면 국가핵심기술만 공개하는 꼴이 된다. 반면 통제가 과하면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떨어진다.

임 변호사는 "조선업은 노하우도 중요하지만 기술 자료가 무척 중요한 사업"이라며 "뺏기면 안 되는 산업이지만 뺏기기도 쉬운 산업이기 때문에 통제가 강조되기도 한다. 빠르고 간이하게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기업들 목소리에 최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 고문은 "법 개정을 끌어내 특정 기업의 불편함을 해소한 경험도 있다"고 밝혔다.

센터 구성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냈던 문승욱 고문 △율촌 국제통상팀의 팀장으로 자문 및 국가 분쟁 업무를 맡은 안정혜 변호사 △규제 분야 전문가인 윤용희 변호사 △육군 군법무관 출신으로 군사 관련 규제 전문가인 송광석 변호사 △율촌 국제조세팀의 공동팀장인 최용환 변호사 △M&A(인수합병) 등을 맡은 위춘재 변호사 등이다.

한편 센터는 오는 26일 첫 세미나를 연다. 첨단 기술 수출입 통제와 관련 기업의 규제 대응 방안 등을 주제로 하며, 무역위원회와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를 초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