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씨 /사진=뉴스1

'국정 농단' 파문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최순실씨(60)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에 대한 사건과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47) 등의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가 바뀌었다. 법원은 이 사건의 변호인들 중 1명이 기존 재판장과 동기인 점을 감안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2일 법원 등에 따르면 최씨 등에 대한 재판과 차씨 등에 대한 재판을 맡을 재판부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에서 부패전담 재판부인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오는 13일 열릴 예정이던 최씨 등에 대한 재판은 오는 19일 오후 2시10분에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에서 열리게 됐다.

법원 관계자는 재판부 재배당 배경에 대해 "해당 사건 변호인들 중 1명이 김수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6기)와 동기인 사실이 확인돼 재배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 변호인들 중에서는 연수원 24기 변호사들도 있어 24기가 재판장인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남성민),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도형)에는 배당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형사합의22부의 재판장인 김세윤 부장판사는 연수원 25기다.

법원 관계자는 또 "당초 최씨 등에 대한 사건은 오는 13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두 사건 기록 열람·등사에 소요되는 시간, 변호인들의 일정 등을 고려해 오는 19일 오후 2시10분 첫 재판을 열기로 한 것"이라고고 밝혔다. 차씨 등에 대한 사건은 같은 날 오후 3시에 진행된다.

현재 최씨 측은 수사기록의 열람·복사를 두고 재판 전부터 검찰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 측은 앞서 재판부에 준항고장을 제출했다. 재판을 준비하기 위해 검찰에 수사기록 열람과 복사를 신청했지만, 검찰이 이에 응하지 않자 법원 판단을 요청한 것이다. 현행법상 피고인이나 변호인은 검찰이 서류 등의 열람 등을 거부하면 이를 허용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현재 검찰은 기록에 대한 열람과 복사를 불허하는 것이 아니라 변호인의 신청에 따른 제한 여부 등을 살핀 뒤 협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씨와 안 전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명목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 소속 53개 기업을 상대로 774억원을 강제로 지원받은 혐의 등을 받는다. 정 전 비서관은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모두 180건의 청와대 내부 문서를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차씨는 측근인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8) 등과 함께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포스코그룹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 지분을 빼앗기 위해 우선협상자였던 중소 광고업체 컴투게더를 압박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 가담한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 플레이그라운드 대표 김홍탁씨, 모스코스 사내이사 김모씨 등도 함께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차씨는 또 박근혜 대통령,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구속기소) 등과 압력을 행사해 이동수 전 KT 통합마케팅 본부장을 이 회사 임원으로 취직시키고, KT의 광고일감을 몰아받은 혐의 등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