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전성배씨가 25일 오전 9시42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호송차량을 타고 출석하는 모습. /사진=오석진 기자

김건희 여사와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조사를 위해 출석했다.

김 여사는 25일 오전 9시36분쯤 법무부 호송 차량을 타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건진법사 전씨도 같은날 오전 9시42분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김 여사는 서울 구로구에 있는 남부구치소에, 전씨는 경기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돼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와 전씨에게 각각 이날 오전 10시에 소환을 통보했다. 당초 김 여사는 지난 23일 조사받을 예정이었으나 건강상 문제로 불출석한다는 뜻을 밝혔고 특검은 소환 날짜를 바꿨다. 전씨도 지난 21일 구속된 바로 다음날인 22일 조사받을 예정이었으나 건강상 문제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 여사는 이번이 구속 후 네 번째 조사다. 김 여사는 앞선 세 차례의 조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국민의힘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에 대해 한 차례씩 조사를 받았고 대부분 진술을 거부했다. 특히 지난 21일 건진법사·통일교 의혹과 관련해서는 특검팀이 100장이 넘는 질문지를 준비했으나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탓에 조사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이 오는 31일까지인 만큼 특검팀은 이번 조사에서 지금까지 조사가 잘 되지 않았던 혐의를 중점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구속 기간 내에 기소를 하기 위해서다.

김 여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시세 차익 8억1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 정치 브로커 명씨로부터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가 있다. 아울러 전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의 선물과 함께 청탁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씨는 지난 21일 구속됐다. 법원은 전씨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전씨는 "구속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전씨는 2022년 4∼8월쯤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60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및 2000만원 상당의 샤넬백과 교단 현안 청탁을 받은 후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전씨는 목걸이와 샤넬 가방에 대해 줄곧 잃어버렸다고 주장한다. 통일교 측은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이라는 입장이다.

청탁 내용에는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통일교의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윤 전 본부장을 통해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성동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했다는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