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독이 있어 위험한 거미를 다큐멘터리를 통해 접하고 집에서 키우고 싶어진 A씨. 그때부터 이곳저곳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독거미를 인터넷에서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직접 연락해보기도 했지만 실제로 구하기는 힘들었다.

그러자 급기야 A씨는 직접 외국에서 수입하자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직접 독거미를 대량으로 한국으로 들여와 이를 키워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일정한 금액을 받고 분양해주는 사업모델을 생각한 A씨. 이런 사업모델은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실현 가능한 걸까.

안타깝게도 A씨는 독거미를 외국에서 수입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서 2011년에 벌어졌던 유사한 사건이 있어 소개한다.

당시 2011년 세관에 타란툴라 거미 60마리를 수입하겠다고 신고한 수입업자가 있었다. 타란툴라는 집에서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고 인기가 있는 거미다. 그러나 이 수입업자는 세관의 제지를 받았다. 타란툴라 거미의 일부 종의 경우에는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자 수입업자는 소송을 내 결국 법정 싸움으로 번졌다. '독거미 통관보류처분 취소소송'이 바로 그것이다. 1심과 2심은 통관 보류가 위법하다고 봤지만 대법원은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며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고법에서는 최종적으로 원고 패소 판결, 즉 수입업자는 독거미를 수입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3누21214 판결)

그 이유로 재판부는 일부 종의 경우 치명적인 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에게 치명적 위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타란툴라를 애완동물로 판매하면 국민 보건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봤다. 결국 세관이 했던 통관 보류 처분이 옳다는 판결이었다.

관세법 237조는 특히 '국민보건 등을 해칠 우려가 있는 물품'의 경우 세관장이 통관을 보류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국민보건이 그만큼 중요하단 취지다.

따라서 A씨의 사업모델은 우리나라에서 실현 불가능하다. 국민보건 등을 해칠 우려가 없는 것을 수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려 알아봐야 할 것이다.

◇ 관련 조항

제237조(통관의 보류)

세관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물품의 통관을 보류할 수 있다.
1. 제241조 또는 제244조에 따른 수출·수입 또는 반송에 관한 신고서의 기재사항에 보완이 필요한 경우
2. 제245조에 따른 제출서류 등이 갖추어지지 아니하여 보완이 필요한 경우
3. 이 법에 따른 의무사항을 위반하거나 국민보건 등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4. 제246조의3제1항에 따른 안전성 검사가 필요한 경우
5.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필요한 사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