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내정자 이시원 변호사./사진제공=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검사 시절 간첩 사건 증거조작에 연루돼 중징계를 받았던 변호사가 윤석열 정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5일 이시원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를 대통령 비서실장 직속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검사 시절 중징계 전력이 있는 인물이다. 법무부는 2014년 8월25일 당시 부장검사였던 이 변호사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리고 그 내용을 같은달 28일 정부 관보에 공고한 바 있다.

검사의 징계 결과는 검사징계법에 따라 정부 관보에 공개된다. 관보에 따르면 이 변호사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이문성 당시 부장검사도 이때 나란히 징계를 받았다.

이 변호사의 징계사유는 "피고인 유우성에 대한 국가보안법(간첩) 등 사건의 공판업무를 담당하면서, 화룡시 공안국 명의의 위조된 출입경기록, 사실확인서 등을 법원에 증거로 제출함에 있어 검증절차를 소홀히 하여 검사로서의 직무상 의무 위반 등"으로 기재됐다.

이시원 변호사의 징계내역이 기재된 정부 관보./사진=정부 18337호 관보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2013년 2월 국정원과 함께 수사를 벌여 탈북민 출신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를 2013년 2월 구속 기소했다. 이 변호사는 당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 검사였다.

유씨는 당시 국가보안법상 간첩·잠입·탈출·회합·통신·편의제공 및 북한이탈주민법·여권법 위반 등 혐의를 받았지만, 1심 재판부는 국가보안법 위반 관련 혐의를 무죄로 판결했다.

검찰은 항소 이후 추가 증거로 국정원이 입수한 중국 화룡시 공안국 출입경기록을 2심 재판부에 제출했으나 해당 기록은 위조 문서로 밝혀져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2심 판결문에 따르면 검찰은 재판 도중 증거 제출을 철회했다. 출입경기록이 "위조된 것"이라는 중국대사관의 사실조회 회신문이 법원에 날아든 뒤였다.

결국 2심도 유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 역시 2015년 10월 판결을 확정했다.

증거 위조에 가담한 국정원 직원 3명과 공범들은 2014년 3월 기소됐다. 범행을 주도한 국정원 김 모 과장은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됐으며 나머지 인물들도 모두 유죄가 인정됐다.

반면 사건을 담당했던 이시원·이문성 부장검사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검찰 측은 '검사들이 증거가 위조된 사실을 몰랐다'고 봤지만 곧바로 제식구 봐주기라는 논란이 일었다.

한편 유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받았다. 하지만 검찰이 2010년 이미 기소유예 처분된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으로 2014년 5월 뒤늦게 공소를 제기해 2021년까지 재판을 받아야 했다.

외국환거래법 사건 2심은 검찰의 기소가 "공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하며 공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역시 상고를 기각하며 판결을 확정했다.

이 변호사는 2018년 7월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