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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부인하면 '무쓸모' 피신조서…"실체규명 저해, 사법불신 초래"


검찰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피신조서)를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법정에서 증거로 쓸 수 없게 된 것과 관련해 피고인 의사와 상관없이 진술 당시 임의성과 진정성이 보장되는 것을 전제로 증거로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검찰청은 2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에서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주제로 올해 첫 형사법포럼을 열었다. 형사법포럼은 바람직한 형사사법절차 개선 방안에 대해 학계와 실무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대검찰청이 매 분기 개최하는 학술행사다.

형사소송법 312조 개정에 따라 2022년 1월부터 검사가 작성한 피신조서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내용을 인정할 때에만 증거로 쓸 수 있다. 피고인이 법정에서 조서에 기재된 내용을 부인하기만 하면 피고인 본인뿐 아니라 공범에 대한 피신조서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이로 인해 피고인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수사단계에서 한 신문을 법정에서 그대로 반복할 수밖에 없어, 구속된 피고인이 구속기간이 만료돼 석방되는 등 재판장기화가 심화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허위입원 보험사기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조서 내용을 전부 부인해 피의자 조사를 법정에서 그대로 반복해 1년6개월 이상 1심이 진행 중인 사례도 있었다.

이처럼 피의자 의사만으로 진술증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형소법 개정은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합리적인 근거를 찾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독일의 경우 피고인이 공판에서 수사과정 진술을 번복할 때는 번복한 수사과정 진술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미국도 피고인의 수사과정에서 한 자백진술에 증거능력을 부여한다.

이창온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피고인의 일방적 의견에 따라 피의자의 수사과정 진술이 법정에 현출되지 못해 실체규명이 저해되는 사례가 누적된다면, 사법체계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피고인이 법정에서 내용을 부인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진술 당시의 임의성과 진정성이 보장되는 것을 전제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상녹화 등을 활용해 피의자 진술의 임의성과 진정성을 확실하게 보장하고, 효율적인 공판 진행이 가능하도록 함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영상녹화물을 본증으로 사용하고 영상녹화를 요약한 수사보고를 병행하는 방안 △입증취지를 부인한 피신조서는 피고인신문 등 일정요건을 갖춘 이후에만 재판부에 현출되도록 하는 방안 등 피신조서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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