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기일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가 오는 20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기일을 연기해 달라는 윤 대통령 측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다만 시간을 늦춰달라는 요청은 수용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18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기일에서 오는 20일 10차 변론기일 시작 시간을 당초 예정됐던 오후 2시에서 오후 3시로 1시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오는 20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는 점 등을 감안해 탄핵심판 변론기일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헌재는 이날 시간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등의 이유로 윤 대통령 측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윤 대통령 측은 "(20일로 예정된) 다음 기일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물리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면 (헌재) 재판에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 할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 가능하면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지 의논해 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문 대행을 비롯한 재판관들은 휴정 시간 동안 이 같은 요청에 대해 논의한 뒤 국회 측에도 동의를 구해 10차 변론기일을 오후 3시부터 시작하기로 정했다.

이에 오는 20일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증인 신문은 오후 3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 대한 증인 신문은 오후 5시,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한 증인 신문은 오후 7시에 시작하기로 했다. 증인 신문 시간도 기존 1인당 90분에서 120분으로 늘린 것이다.

다만 조 청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가능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조 청장은 앞서 두 차례 건강상 이유로 헌재에 출석하지 않았다. 헌재는 강제로 조 청장을 구인한다는 계획이지만 건강 상황이 악화하면 신문 자체가 불가능할 가능성이 있다.

문 대행은 이날 "조 청장은 아직 나올지 안 나올지 알 수 없다. 오늘(18일) 병원에 가기 때문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올지, 안 올지를 말하겠다는 상태"라고 했다.

한편 헌재는 10차 변론기일을 마치고 다음주 중 한 차례 정도 변론기일을 열어 윤 대통령 최후 진술을 듣는 등의 변론 종결 절차를 진행한 뒤 결정문 작성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그간의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변론 종결 뒤 선고까지 통상 2주 안팎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다음달 초, 늦어도 다음달 중순 윤 대통령 파면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