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이 질서유지 및 경비 업무를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만 남겨둔 가운데 헌법재판소를 중심으로 경비 강화 대책에 나선 경찰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경찰은 전체 가용인력을 동원할 수 있는 '갑호비상' 발령을 검토하는 한편, 선고 전후로 며칠간 외부인이 헌재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벽으로 주변을 '진공 상태'로 만들 계획이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두고 여러 예상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정치, 사회적 혼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면 선고일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전례에 따르면 다음주 중 선고 가능성이 높지만 한덕수 국무총리 사건 등을 고려하면 선고일이 이달 말로 지정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을 마친 뒤 매일 수시로 재판관 평의를 진행 중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이 각각 최종 변론기일 14일과 11일 뒤 선고했던 만큼 윤 대통령 사건도 다음주 중 선고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 기일이었던 지난달 25일의 14일 후는 오는 11일이다.

다만 한 총리 사건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선고일이 다음주 이후에 잡힐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온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권한대행 역할을 해야 할 국무총리 자리 역시 오랜 시간 공석으로 둘 수 없다는 논리다.

이 때문에 헌재가 한 총리 사건을 먼저 선고하거나 최소한 윤 대통령 사건과 동시에 선고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한 총리 사건 결과에 따라 윤 대통령 탄핵 사건 선고 전망을 연관지을 경우 과도한 정치 논쟁이 생길 우려가 있고 헌재가 앞서 사건 중대성을 고려해 윤 대통령 사건을 최우선 심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 총리 사건은 지난달 19일 이미 변론이 종결됐지만 관련 자료 확보 절차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국회가 지난 4일 검찰의 국무위원 수사기록을 받을 수 있도록 헌재에 인증등본 송부촉탁(자료 송부)를 신청했다. 검찰 회신과 재판부 검토 시간이 추가로 소요돼 선고 시기가 밀릴 수 있다.

선고 요일에 대한 관심도도 높다. 헌재는 통상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선고를 내리지만 탄핵심판은 따로 선고기일을 지정해왔다. 앞서 노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모두 금요일에 내려졌다. 탄핵 심판으로 인한 금융시장 등의 혼란을 주말 사이 해소하기 좋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진다.

헌재가 이번에도 금요일을 택한다면 윤 대통령 사건 선고일은 오는 14일과 21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은 기각을 주장하는 쪽과 인용을 주장하는 쪽이 뚜렷이 갈려 노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때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시위 강도가 거세다. 20년 이상 경력의 한 부장판사는 "주말을 앞둔 금요일은 집회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어 혼란을 막기 위해 오히려 월요일~목요일 사이 평일에 선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파면되는 경우 진행될 조기 대선에서 유력한 야당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가 오는 26일 예정된 것도 변수다. 이 대표가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피선거권이 박탈돼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정치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윤 대통령 선고를 이 대표 선고일과 비슷한 때로 지정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