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2심 재판에서 검찰이 신속한 심리를 요청하며 재판을 하루만으로도 끝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대표 측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재판이 많아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성남FC 사건과 공직선거법 위반 2심 등의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 박정운, 유제민)은 11일 오후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2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 준비기일은 본격 심리 전에 검찰과 피고인 양측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이 대표는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이 사건의 쟁점과 항소 이유를 설명하며 1심 재판부가 전체 증언이 아닌 일부 증언을 진실이라 판단하며 전체 증언 역시 진실이라고 판단하는 오판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유죄의 증거로 볼 수 있는 많은 사실 관계를 누락했다고도 강조했다.

검찰은 또 "사소한 언어습관, 비본질적 표현을 들어 무죄를 선고한 점, 고소 취소 분위기와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성품 등 객관적으로 다른 것들을 같은 것으로 판단해 전체 증언을 위증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 등을 항소 이유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재판에서 프레젠테이션 1시간, 김 전 시장의 비서 김진성씨에 대한 증인 신문 1시간, 논고 1시간 등 총 3시간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이 대표 변호인은 "검찰의 주장은 사실관계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은 뭉뚱그려 위증이라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이 실제와 어떻게 달라서 위증인지 나눠서 공소제기를 해줘야 우리가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만에 (재판을 끝내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1심 당시 녹취록을 모두 듣는 것이 어떠냐"고 재판부에 제안했다.

이 대표는 2019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김진성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한 혐의로 2023년 10월 기소됐다. 이 대표는 변호사 시절이던 2002년 최철호 전 KBS PD와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을 취재하던 도중 검사 사칭 혐의로 대법원에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검찰은 이와 관련, 이 대표가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려고 2018년 김씨에게 "김 전 성남시장과 KBS가 나를 검사 사칭 사건 주범으로 몰기로 했다"고 증언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본다.

재판부는 이날 "이 대표 측은 '2002년도 당시 이재명을 검사 사칭 주범으로 몰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고 이 대표도 그렇게 생각했다'는 주장이고, 검찰은 '그것은 객관적 허구로 이 대표도 이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입장 아니냐"며 "기본적 사실에서 양측 입장이 다르니 그 부분이 이 사건의 출발점 돼야 하고 가장 핵심적일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1일 오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