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회의 참석 등 순방에 동행하는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10.06.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되면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서울중앙지검이 소환 조사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명품백 의혹 사건 당시 경호 등의 문제를 이유로 방문조사를 한 전례에 비춰보면 소환 조사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7일 창원지검으로부터 공천개입 의혹, 대선경선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 사건들을 이송받았다. 현재 창원지검 전담수사팀을 이끌고 있는 이지형 부산지검 2차장 등 7명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와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김 여사는 명씨의 부탁을 받고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2022년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등 주요 관계자 조사를 마친 상태다. 수사 마무리를 위해서는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조사만 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확실한 수사 마무리를 위해 김 여사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머니투데이에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보낸 것은 의미가 크다. 수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라며 "검찰에서 확보한 명씨 황금폰 녹취록 등이 언론에 나온 것만 해도 내용이 상당한데 그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김 여사 소환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도 지난 1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 여사에 대해서 왜 소환조사를 하지 않느냐"는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물적 증거 분석이 끝나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여러가지 소환 조사 등을 시도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 여사를 검찰청에 불러 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냐는 말도 나온다. 검찰은 지난해 명품백 관련 수사를 진행하면서 김 여사를 대통령경호처 건물에서 조사했다. 당시 검찰 수사팀이 김 여사를 만나기 전 휴대폰을 반납하고 조사를 진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조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준칙에 따라 조사일시와 장소를 협의할 수 있고 대통령경호에관한 법률엔 경호대상에 여사도 있다"며 "과거 사례에 비춰봐도 충분히 (제3의 장소에서 조사가)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대통령이 구속돼 기소까지 된 상태라 과거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조만간 탄핵 여부가 결정난다고 보면 여러 변수를 봤을 때 그 전과 상황이 달라졌다"며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그렇게까지 김 여사의 편의를 봐주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김 여사가 조사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윤 대통령과 달리 사인(私人)인 김 여사에 대해 공직선거법 등 혐의 적용이 쉽지 않아 조사를 한다해도 참고인 신분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소환뿐 아니라 조사 자체를 거부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