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1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공동취재)

한덕수 국무총리 파면 여부를 심리하는 헌법재판소가 19일 첫 변론기일에서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헌재는 조만간 선고기일을 정해 통보할 예정이다.

헌재는 이날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한 총리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을 열고 증거 조사를 마무리했다. 청구인인 국회 측과 한 총리 측 최후 진술도 들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선고기일은 평의(재판관 논의)를 거쳐 정해지면 공지하겠다"고 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해 12월27일 한 총리를 탄핵소추했다. 사유는 △'김건희 여사·해병대원 순직 사건' 특별검사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비상계엄 선포 묵인·방조·공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공동 국정 운영 체제 △내란 상설특검 임명 불이행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등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탄핵소추단장은 이날 변론기일에서 "한 총리가 각종 특검법, 헌법재판관 임명 등에 여야 합의라는 헌법에 존재하지 않는 논리를 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 특검법 등은 통과가 되면 정권에 불이익이 되기에 하지 않은 것 아니냐"며 "여야 합의라는 존재하지 않는 법적인 근거를 대는 것이 헌법적 의무를 이행해야 할 총리이자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해야할 언행인지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정 단장은 한 총리가 앞서 헌법재판관 임명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린 위험천만한 일이었다"며 "헌법 어디에도 국회법 어디에도 여야 합의가 돼야 국회가 의결한 것을 대통령 권한대행이 행사할 수 있다는 조항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국회 측의 탄핵 소추 사유를 모두 반박했다. 한 총리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가고자 했지만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외의) 다른 선택을 하도록 설득은 하지 못했다"며 "(국민이) 지금 어려운 상황을 겪고 계신 것 자체에 대해 제 일신의 영역을 떠나 진심으로 가슴 아프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특검법 등에 대해서는 "모두 위헌 소지가 있었고 행정부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헌정 질서의 기본 정신에도 도저히 부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관 임명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나라가 어렵고 국론이 분분할수록 돌아봐야 할 것도, 추구해야 할 것도 오직 원칙과 국민 합의라는 맥락에서 여야 합의를 여러 번 간곡히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비상계엄 선포를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 등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어떤 계획을 가졌는지 사전에 알지 못했고 대통령이 다시 생각하도록 최선을 다했다. 군 동원에도 일체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마지막으로 "하루빨리 불합리한 혐의를 벗고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 싶다"며 "극단 정치는 국민 모두에게 그 어떤 해답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번 일을 통해 뼈아프게 배우고 있다. 대한민국이 극단의 시대를 넘어 합리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헌재가 사회의 마지막 보루로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