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청사/사진=뉴시스

검·경 수사를 무마시켜 주겠다고 속여 청탁 목적으로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검사 출신 변호사가 2심에서 감형받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1부(부장판사 소병진 김용중 김지선)는 28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씨의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원심 징역 3년에서 감형된 징역 2년 및 추징금 2억2666만원을 선고했다.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검사 출신 변호인으로서 사적 관계를 이용해 구형을 낮춰 주거나 수사를 무마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했다"며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는 변호사 강령에 반하고 형사사법 업무와 공직의 청렴성 및 공정성, 사회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해자에게 이익을 반환하고 다른 피해자들에게 피해 금액을 전액 변제했다"고 설명했다.

검사로 재직한 A씨는 2015년 7월 퇴직 직후 자신이 직접 재판에 넘긴 B씨를 만나 검찰 구형 의견을 부풀려 이야기했다. "공판 검사에게 말해 (형량을) 줄여주겠다"며 B씨를 속여 약 30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듬해 9월에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C씨에게 사건 담당 부장검사에게 인사해야 한다며 청탁 명목으로 1억5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2017년 9월 경찰 수사를 받고 있던 D씨에게 접근해 청탁 명목으로 8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앞서 1심은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2억600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전직 검사인 피고인은 개인적 친분으로 수사기관에 영향력을 행사에 구형을 변경하겠다거나 수사 무마를 시켜주겠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했다"며 "죄질이 매우 좋지 못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