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이후 첫 주말인 8일 오후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자유통일을 위한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지, 석방을 지휘할지 여부를 놓고 검찰 내부에서 의견 차이가 극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수사팀은 즉시항고를 해 다시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대검은 일단 석방 지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검찰 등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와 대검찰청 주요 간부 등은 주말인 이날도 오전부터 출근해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 중이다. 특수본은 이날 새벽 4시30분쯤 언론 공지를 통해 "계속 여러 가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전날 법원 결정 직후부터 다양한 요소들을 검토하면서 즉시항고를 할지, 석방을 지휘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내부에서 양 쪽 의견이 강하게 부딪치고 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대검은 회의를 통해 특수본에 "법원 결정에 즉시항고를 하지 말고 석방을 지휘하라"고 지시했지만 특수본이 강하게 반대해 석방 지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검찰 관계자는 "법원과 검찰이 오랜 시간 구속 기간을 '시간'이 아닌 '날'로 계산해왔는데 갑자기 전날 법원이 '시간'으로 계산을 하는 것이 맞는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형사소송법을 봐도 애매하고 관례에도 맞지 않는 결론이 나온 만큼 다시 판단을 받아 볼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전날 법원 결정이 그대로 굳어진다면 현재 구속돼 있는 수감자들도 모두 일단 구속 취소 청구를 해 보고 '잭팟'을 기다릴 것"이라며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의 영향력과 파급력이 예상보다 더 클 수 있는 만큼 양 쪽 의견이 강하게 맞서고 있을 것이다.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검 수뇌부 등에서는 일단 윤 대통령을 석방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재판소가 2012년 구속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검찰의 즉시항고가 위헌이라고 결정한 만큼 구속 취소에 대한 즉시항고 역시 위헌성이 있다고 볼 여지가 있어서다. 결과적으로 결론을 뒤집기 어렵다면 굳이 즉시항고를 할 이유가 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헌재는 구속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검찰의 즉시항고가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즉시항고를 인정하면 검사의 불복을 그 피고인에 대한 구속집행을 정지할 필요가 있다는 법원 판단보다 우선시킬 뿐만 아니라 사실상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무의미하게 할 수 있는 권한을 검사에게 부여한 것이란 점에서 헌법의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구속집행정지와 구속 취소는 모두 피의자나 피고인을 석방하는 결과를 담보하는 취지의 결정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전날 오후 2시쯤 윤 대통령 구속을 취소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윤 대통령이 구속 기간이 지난 뒤 재판에 넘겨졌다는 등의 이유로 구속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법에서 정한 구속 기간 내에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면 구속 기간은 자동적으로 2개월 더 연장되는데 정해진 기간 내에 기소를 하지 못 했다는 것이다.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과 관련, 검사는 7일 이내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즉시항고는 법원 결정에 이의가 있을 때 다시 판단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절차다. 즉시항고를 하면 구속 취소 결정의 효력이 일시 정지된다. 서울고법이 윤 대통령 구속을 취소할지 여부를 다시 판단하게 된다. 반면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구치소에 석방을 지휘하면 윤 대통령은 즉시 석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