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검찰총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검찰청이 전국 일선 검찰청에 구속 기간을 종전대로 '날'로 산정하라는 업무 지침을 내렸다. 또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이 있으면 대상자를 석방하라고 지시했다.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해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린 데 따른 후속조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은 이날 전국 검찰청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구속 기간 산정 및 구속 취소 결정 관련 지시'라는 제목의 업무 연락을 보냈다.

대검은 "구속 기간 산정 방식과 관련해 오랜 기간 형성돼 온 법원 및 검찰 실무례에 부합하지 않는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이 있었다"며 "즉시항고를 제기하지 않았으나 법원 판단에 동의하기 어려워 본안 재판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각급 청에서는 대법원 등의 최종심 결정이 있기 전까지 원칙적으로 종전과 같은 방식으로 구속 기간을 산정하되 수사가 마무리된 경우에는 가급적 신속히 사건을 처리해달라"고 지시했다. 또 "그 밖에 구속 기간 산정과 관련해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사전에 대검 형사정책담당관실과 상의해달라"고 했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1993년과 2012년에 각각 보석과 구속집행정지에 대한 즉시항고가 위헌이라고 결정한 사실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에 대한 즉시항고 포기가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대검은 "구속 취소에 대한 즉시항고 규정 역시 위헌 소지가 농후한 점을 감안해 향후 구속 취소 사안이 발생하면 법원에 충실하게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법원에서 구속 취소를 결정할 경우 결정을 존중해 신병을 석방하며 특이사항이 있을 때는 대검 공판송무부와 대응 방향을 상의해 달라"고도 지시했다.

앞서 법원이 구속 기간을 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윤 대통령 구속을 취소하라는 결정을 내리자 검찰은 이의를 제기하는 즉시항고를 하지 않고 석방을 지휘했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지난 9일 기자들에게 "기존 실무 관행과 맞지 않는 부분이라 동의가 어렵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본안에서 다투도록 수사팀에 지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