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윤 대통령과 함께 관용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영부인 지위를 잃게 된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기관 수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를 둘러싼 핵심 의혹인 명품백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현재 서울고검에서 재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해 두 의혹에 대해 모두 불기소 처분을 내렸으나 정치권 등의 반발이 이어진 탓이다.

명품백 수수 의혹은 김 여사가 2022년 9월 최재영 목사로부터 약 300만원 상당의 디올 핸드백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2009년 12월부터 약 3년간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 명의 계좌 6개가 사용됐다는 내용이다.

만약 서울고검이 해당 의혹들에 대한 재수사를 결정하면 직접 수사에 착수하거나 서울중앙지검에 재수사를 명령할 수 있다. 재수사 여부 결정에 따라 김 여사 소환 조사 등의 구체적인 수사 방법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별개로 김 여사는 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과 관련해 김 여사 일가에 특혜가 제공됐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고속도로 노선이 당초 계획과 달리 김 여사 일가가 소유한 땅을 지나도록 변경됐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자체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용역 관리에 부실했다고 밝혔지만 특혜 여부에 대한 결론은 없었다. 시민단체에 의한 고발이 이뤄진 지 2년이 다 돼가지만 당시 업무 총괄이던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등에 대한 경찰 수사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를 진행 중인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은 조만간 검찰이 김 여사를 직접 조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이복현 금감원장이 이달 중 조사를 마무리하기로 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도 김 여사와의 연관성이 제기되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김 여사가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을 중심으로 김 여사 관련 의혹 전반을 모두 수사할 상설특검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달 20일 본회의에서 상설특검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반특검법 형태로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이 네 차례 폐기되자 노선을 바꾼 것이다. 상설특검법은 일반특검법과 달리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번 상설특검법안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등 주가조작 의혹, 서울·양평 고속도로 인허가 개입 의혹, 코바나 컨텐츠 관련 뇌물성 협찬 의혹,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 11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