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 해병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2025.07.17./사진=뉴시스

고 채수근 해병 순직 사건 수사를 이끄는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을 두 번째로 소환했다.

채 해병 특검팀의 정민영 특검보는 17일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앞서 김 전 사령에 대해 한 차례 조사했으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판단해 피의자로 불렀다"고 밝혔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7일 김 전 사령관을 불러 약 12시간 동안 조사했다. 그는 당시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지만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일부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사령관은 이날 오전 10시26분쯤 채 해병 특검팀의 사무실 조사에 출석하며 묵묵부답으로 입장했다. 김 전 사령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 여전히 부인하는지'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 격노 인정했는데 어떻게 보는지' '박 대령에게 격노에 대해 전달했는지' '경우에 따라 위증 처벌 가능성도 거론되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 침묵한 채 들어갔다.

김 전 사령관은 채 해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인 'VIP 격노설'의 핵심 관계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정 특검보는 김 전 사령관에 대해 "특검이 계속 조사하면서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당시 상황에 관해 확인한 것들이 있고 별개로 군 관계자들을 통해 확보한 진술들이 있다"며 "그 내용을 토대로 김 전 사령관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이어 "2024년 박 대령 1심 재판 때 증인으로 진술한 내용 부분이 모해위증 혐의로 고발돼 있어 그에 대한 본인 입장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을 상대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채 해병 사건 수사기록 이첩을 보류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내용 △2023년 8월2일 채 해병 사건 이첩 중단을 지시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김 전 사령관이 박 대령에게 채 해병 사건 이첩 중단을 지시한 것이 확인되면 특검팀은 그 지시가 적법했는지도 검토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날 이충면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도 참고인으로 비공개 조사 중이다. 이 전 비서관은 지난 14일 한 차례 특검팀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정 특검보는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가 중요한 국면이고 그때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이번주 집중적으로 (조사를) 많이 했다"며 "당사자들을 부르면서 새로운 진술들이 나오기도 해서 그 전에 조사받은 이 전 비서관에게 그 내용에 관해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이 전 비서관 재조사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과정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 건 맞는데 이 전 비서관이 어느정도 관여했는지는 아직 자세히 파악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VIP 격노설'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이 채 해병 사망에 책임이 있단 내용의 조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하려 하자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단 것이다.

구체적으로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 같은 사안을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며 참석자들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해당 수석비서관 회의 이후 이 전 장관이 김 전 사령관에게 조사 결과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