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모씨의 사진을 보고 있다. / 사진=뉴스1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불리는 김모씨(48)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지명수배를 내리고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 수배와 여권 무효화 절차에 착수했다. 특검팀은 2023년 대기업의 IMS모빌리티 투자금 184억원 중 46억원이 김씨의 차명회사로 알려진 법인에 계획적으로 분할·유출된 자금세탁 정황도 집중 수사하고 있다.

문홍주 특검보는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즉시 지명수배했다. 이날 외교부를 통한 여권 무효화와 경찰청을 통한 적색수배 절차에 착수했다"며 "베트남에서 3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보이는 김씨는 즉시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김씨의 아내 정모씨도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문 특검보는 "출국금지 때문에 베트남 호찌민으로의 출국에 실패하고 강남 모처에 잠적 중인 것으로 보이는 아내 역시 특검에 소재와 연락처를 밝히고 자진 출석해 조사받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정씨에 대한 통신 영장이나 체포 영장을 청구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 4월20일 베트남으로 출국한 김씨는 특검의 소환 요구에 불응했다. 특검팀은 김씨가 이달 초 자녀들까지 베트남으로 출국시킨 것으로 파악했다.

특검팀은 IMS모빌리티가 2023년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받은 184억원 중 46억원이 김씨의 차명회사로 의심되는 법인에 흘러간 것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당시 IMS에 투자한 기업은 카카오모빌리티·한국증권금융·HS효성·키움증권 등이다. 이날 특검팀은 한국증권금융의 윤창호 전 대표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날 이들을 상대로 당시 투자 결정에 어떤 목적이 있었는지, 투자 결정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해외 일정 탓에 오는 21일 조사를 받기로 했으며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는 특검과 출석 일자를 조율하고 있다.

특히 특검팀은 "184억원을 반으로 하면 92억원이다. 또 반으로 하면 46억원이다. 숫자에 이상한 점이 숨어있다는 점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연이 아니라 계획적 분할이자 자금세탁일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처음부터 '투자금 중 4분의 1은 차명회사의 몫'이라는 내부 합의가 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IMS모빌리티 관계자는 "김씨는 2021년 퇴사한 이후 회사에 관여한 적이 없다. 2023년 투자 유치와 김씨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IMS모빌리티 측은 투자 주체마다 구체적인 사업적 필요와 상업적 이해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성사된 정상 거래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예정이었던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이 불출석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변호인도 그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 부회장이 도주했다고 판단했다. 문 특검보는 "통상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으면 영장이 발부된다. 법원이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