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 내란 특검 특검보가 15일 오후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것과 관련해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당장 재청구를 검토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이례적인 사유로 다소 이르게 청구한 영장이었던 만큼, 특검팀은 외환 등 다른 혐의를 충분히 수사한 뒤 김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영 특검보는 22일 오후 서울고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법원의 심사숙고한 결정에 대해 존중한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범죄사실과 관련해 법원에서도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있다"며 "긴급 체포 이후에 영장 심사 단계까지 시간을 거치며 신병을 확보해야만 했던 사유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영장 기각에 대해 수사 차질을 언급하지만, 영장은 외환 관련 수사와 직결되는 사안은 아니라서 수사 진행에는 문제가 없다"며 "영장을 청구할 때부터 사실상 수사 진행 정도나 상황에 비춰 영장을 청구할 정도는 아니었으나 긴급히 신병 확보하면 안 될 사유 때문에 우선 확인된 혐의로 영장을 청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특검보는 "확인된 범죄 사실에 대해 동기, 경위 부분은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이었다"며 "수사를 차분히 하면서 더 준비(빌드업)을 한 다음에 그런 부분(구속영장 재청구)을 검토해야지, 현 단계에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사령관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중 김 사령관의 유서를 발견한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에는 외환 관련 혐의가 빠졌고, 김 사령관이 무인기 작전과 관련해 허위공문서를 작성해 작전 내용을 숨기려 한 혐의 등이 적혔다. 특검팀은 김 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공모해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국가 안보의 위협을 초래한 혐의가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

전날 영장을 심사한 재판부는 "피의자가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제한하게 된다"는 등의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박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발표한 입장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전 대통령이 전날 SNS(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말도 안 되는 정치적 탄압은 저 하나로 족하다"며 "상급자의 정당한 명령에 따랐던 많은 군인과 공직자들이 특검과 법정에 불려 나와 고초를 겪고 있다"며 특검 수사에 대해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박 특검보는 "특검이 (윤 전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범죄 사실에 대한 기소 배경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본다"며 "그런데도 이 수사를 놓고 '정치적'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에 대해서는 논박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이영팔 소방청 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 차장에게는 비상계엄 당시 '단전·단수 의혹'에 관해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지난 17일 소방청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서울 중부·마포·서대문소방서에도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바 있다.

특검팀은 또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도 이날 오후부터 소환 조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