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등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연루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특검에 출석했다. 이 전 대표는 김 여사 최측근이자 주식계좌 관리인이었던 인물로, 이번 조사는 구속 후 세 번째다.

이 전 대표는 21일 오전 9시45분쯤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 호송차에 탑승해 출석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5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후 세 번째 조사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주포 이정필씨를 상대로 형량을 줄여주겠다는 거래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이씨에게 '김 여사가 재판을 챙겨보고 있다' '집행유예를 받게 해주겠다' 등의 말을 하며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이씨로부터 25차례에 걸쳐 약 869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구속 후 이뤄진 지난 14일 첫 조사에서 김 여사와의 연락 경위와 횟수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전 대표는 "김 여사와 대질신문을 받을 의향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특검팀 관계자는 "이 전 대표와 김 여사의 대질신문을 검토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질신문은 진술이 엇갈리는 사람 등을 한 자리에 불러 진위여부를 확인하는 조사 방식이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시기인 2010년 10월부터 약 2년간 김 여사 계좌를 관리했다. 이씨는 1차 시기인 2009년 12월~2010년 10월 주가조작을 총괄 기획한 인물로 실형이 선고됐다.

이 전 대표는 이씨 진술이 허위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본인도 재판 중으로 이씨를 신경 쓸 여력이 없었고 사회 유력자 등과의 인맥을 활용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의 주식계좌 관리인으로 지목된 인물인 동시에 삼부토건 주가조작에도 연루됐다. 이 전 대표는 2023년 5월 해병대 출신 지인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방에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