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전 해병대 1사단 7여단장이 25일 서울 서초구 채 해병 특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08.25./사진=뉴시스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고 채수근 해병의 순직 관련 의혹을 밝히기 위해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채 해병 특검팀은 25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박상현 전 청와대 경호부장과 최진규 전 해병대 포11대대장을 피의자로, 채 해병 순직 당시 초동 수사를 이끈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박 전 여단장은 이날 오전 9시24분쯤 서울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 건물에 도착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명시적으로 수중수색을 지시했는지' '수중수색과 수변수색의 구분이 어려운 상황이었는지' '해병대 포3대대 9중대가 수중수색할 때 막았어야 한다고 따로 생각 안 했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박 전 여단장은 2023년 7월19일 채 해병 순직 당시 현장 최선임 지휘관으로 수색 작전을 지휘한 인물이다. 앞서 사건을 수사한 경북경찰청은 지난해 7월 박 전 여단장 등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최 전 대대장은 이날 오전 10시7분쯤 특검 사무실 건물에 도착해 '수해 복구 작전 투입 언제 알게 됐는지' '실종자 수색 작전하는지 모른 채 작전 투입됐는지' '첫 수색작전 날 박 전 여단장에게 철수 건의했을 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하는데 당시 어떻게 결정이 이뤄졌는지' 등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최 전 대대장은 채 해병 순직 전날인 2023년 7월18일 자체 결산 회의를 주재해 "내일 우리 포병은 허리 아래까지 들어간다. 승인받았다"며 채 해병이 소속된 포7대대에 수중수색을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채 해병 순직 사건 초동 조사를 맡았던 박 대령은 이날 오전 9시54분쯤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특검에 출석했다. 박 대령은 이날 조사에서 지금까지 진행된 수사 결과와 진술이 일치하는지 등을 진술할 예정이다.

박 대령은 채 해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고 경북경찰청에 이첩하려다 상관의 이첩 보류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는 항명 등 혐의로 2023년 10월 군검찰에 의해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이후 특검이 지난달 9일 박 대령의 항소심을 취하하면서 박 대령은 기소 1년 9개월 만에 무죄를 확정받았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구명 로비 통로로 꼽히는 '멋쟁해병' 단체 대화방 구성원인 송호종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송씨는청와대 경호부장 출신의 해병대 예비역으로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하나다. 송씨는 앞서 국회에서 임 전 사단장과 만난 적이 없단 진술을 했다가 최근 특검 수사에서 송씨와 임 전 사단장이 만나 찍은 사진이 발견되면서 위증 의혹을 받는다.

구명 로비 의혹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김 여사 등을 통해 임 전 사단장을 채 해병 사건 혐의자에서 제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단 의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