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칸영화제에 참석한 유승준 /사진=전형화

가수 유승준(스티브 승준 유·48)씨가 국내 입국을 위한 비자를 발급해 달라며 세 번째 낸 행정소송에서 1심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28일 유씨가 주로스엔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사증(비자)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서는 승소 판결을, 유씨가 법무부를 상대로 낸 입국금지 결정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는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 판결이란 본인에 대한 것을 따지기 전에 소송을 제기할 때 필요한 형식적인 조건을 맞추지 못했을 때 소송 자체를 종료시키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는 유씨가 낸 소송 가운데 법무부의 입국금지 결정과 관련해서는 소송을 하기 위한 처분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유씨는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를 받은 상황에서 2002년 1월 공연 목적의 국외여행 허가를 받아 출국한 다음 2002년 1월 미국에서 시민권 취득을 위한 인터뷰에 참석함으로써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했다.

법무부 장관은 2002년 2월 당시 관련 법률에 따라 유씨의 입국을 금지하는 결정을 하고 이를 내부전산망에 입력했다. 이후 유씨는 2015년 8월 한국에 들어오기 위한 비자를 받으려 했지만 거부당했고 그 이후 계속 법정 다툼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소송에서 유씨는 두 차례에 걸친 대법원의 확정 판단에 따라 LA총영사관의 사증 발급 거부 처분은 재량권의 일탈 및 남용으로 취소돼야 하고 2002년 2월 법무부의 입국금지 결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법무부는 대한민국의 공공이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유씨에 대한 입국 금지 필요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법무부의 내부적인 입국 금지를 이유로 사증 발급을 거부하는 것은 인정되기 어렵다"며 "유씨의 언동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외교 관계 등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하고 사증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런 결론이 유씨의 과거 행위가 적절했다고 판단하는 건 결코 아니다"라며 "설령 유씨의 입국이 허가되더라도 성숙해진 국민들의 비판적 의식 수준에 비춰 유씨의 존재나 활동으로 인해 대한민국 존립·안전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재판부의 견해를 밝힌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LA총영사관을 상대로는 두 차례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법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두 번의 대법원 판결에도 유씨는 아직 입국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유씨는 이번 소송까지 승소했지만 여전히 국내 입국 가능성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