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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4일 오전 서울 연세대 백양관에서 제5회 변호사시험이 실시돼 응시자들이 입실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지난 21일 합격자가 발표된 제5회 변호사시험(변시)에서 이른바 '변시 낭인'이 나오면서 변시 5회 응시제한에 대한 헌법소원 제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당장 내년 응시가 불가능해진 1기생들에게는 헌소를 통한 구제가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5회 응시 1기 로스쿨생 상당수 불합격…5회제한 걸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2년 첫 변시가 시행된 이후 5회 불합격한 로스쿨 1기생들이 수십명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시험법 제7조 제1항은 '법학전문대학원의 석사학위를 취득한 달의 말일부터 5년 내에 5회만 응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변시를 보지 못하게 된 학생들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그 인원은 알기 어렵다. 법무부 공식 발표도 없었고 각 학교도 이에 대해 집계하거나 따로 발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응시한 100여명의 1기생 중 합격자가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중 대부분이 응시제한에 해당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결국 올해 불합격한 1기생 중 졸업시점이 2013년 이후이거나 군복무 기간만큼 유예돼 5년 제한에 걸리지 않은 소수를 제외한 나머지 상당수는 내년부터 변시에 응시하지 못하게 된다.
법무부는 21일 합격자 발표 이후 현재까지 5회 제한 문제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엘(the L)과의 통화에서 "현재 5회 제한에 걸린 응시생 숫자를 파악하고 있다"며 "대외적으로 밝힐지 여부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고시전문사이트 등에서 94명이라고 집계한 것에 대해선 "추정된 숫자일 뿐 5년 사이에 군복무를 한 경우 등도 있어 정확한 숫자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변시 응시 횟수 제한' 걸린 1기생들 헌법소원 나설까
사법시험과 달리 변시는 무제한으로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로스쿨 석사학위를 취득한 달의 말일부터 5년 내에 5회만 응시할 수 있다.
'5년'이라는 기간 제한과 '5회'라는 횟수 제한이 동시에 존재한다. 취지는 무제한 응시로 발생하는 국가인력의 낭비, 응시인원의 누적으로 인한 시험합격률의 저하 등을 방지하겠단 것이다.
변시를 더 이상 응시할 수 없게 된 경우 구제받기 위한 법적 절차로 가장 유력한 것은 헌법소원이다. 변호사시험법의 관련 조항이 위헌이라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나게 되면 해당 조항은 바로 무효가 되고 응시가 제한됐던 학생들도 다시 시험을 볼 수 있게 된다.
사법시험에도 횟수제한과 이에 대한 반발로 헌소제기라는 전례가 있었다. 지난 2000년 사시 1차에 4번 탈락해 응시자격을 박탈당한 사시수험생들이 헌소를 내며 동사에 횟수제한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신청을 헌재에 낸 적이 있다. 당시 헌재는 가처분신청을 받아 들여 다음 해 바로 제한에 걸린 수험생들도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다.
이후 법무부는 2001년 횟수제한을 없애 헌재는 "위헌 여부를 가릴 실익이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횟수 제한 조항에 대한 위헌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
'위헌' 가능성과 헌재 판단 고려 요소는?
사법시험에서 거의 같은 사안에서 가처분이 받아들여진 선례가 있기 때문에 변시에서도 같은 논리로 횟수제한이 없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반대로 사시와 변시는 성격이 다르고 현재 여러 사정이 달라졌기 때문에 다른 판단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동시에 있다.
만약 이번에 변시 횟수제한에 대한 헌소가 이뤄지면 헌재는 처음으로 해당 문제에 대한 판단을 하게 된다. 헌소를 내더라도 헌재의 최종 결정까지는 긴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이번에도 해당 수험생들은 헌소와 함께 관련 가처분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바로 내년 시험도 볼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헌소 제기에는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자기관련성'이다. 변시를 실제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1기 로스쿨생이 직접 헌소를 제기해야만 한다.
자기관련성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위헌 결정이 나기 위해서는 '목적의 정당성·수단의 적정성·침해의 최소성·법익의 균형성' 이라는 고려 요소 중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5진 아웃 조항이 위헌이라 보는 입장에선 변시 응시 횟수 제한은 사시 폐지가 확정되면 변호사가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제한하는 것으로 직업 선택의 자유의 제한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반대로 합헌이라 보는 입장에선 이미 충분히 알고 로스쿨에 입학했기 때문에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
헌소 준비 움직임…'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작년 말부터 이미 로스쿨 커뮤니티에선 5진 아웃 문제가 논란이 돼 왔다. 특히 헌소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횟수제한과 헌소는 로스쿨 내부에서도 서로 이해가 갈리고 의견이 다른 문제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헌소를 추진하겠다며 나선 이는 아직 없다.
최근에도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중심으로 준비모임이 있었지만 실제로 이어지진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헌소 제기가 실제로 이뤄질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수험생들의 특성상 대외적으로 나서기를 꺼려하고 다른 누군가가 먼저 나서주길 바라는 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결국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와 다름없어 누군가가 나서지 않으면 해당 학생들은 내년 변시를 못 볼 가능성도 높다.
로스쿨 졸업생으로 5회 제한에 걸린 A씨는 "수험가에서는 위헌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과연 해당 1기생중 누가 나서서 헌소를 제기하는 등의 실행에 나서느냐가 가장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헌소 제기 필요성에 대한 얘기가 수험가에서 돌았지만 실행에 옮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결국 사시존치 명분을 얻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변시로 통로가 막힌 1기생들의 명의로 변호사시험법의 사시 응시 금지 조항에 대한 헌소를 제기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시가 존치돼야 로스쿨의 변시 낭인을 구제할 수 있다는게 나 변호사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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