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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최유정(46) 변호사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출석을 포기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12일 "최 변호사가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구속 전 심문 포기 의사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이숨투자자문’의 실질적 대표로 알려진 송창수씨로부터 검찰·법원 쪽 로비 명목으로 각각 50억원씩 모두 100억원 가까이 수임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12일 변호사 최유정 법률사무소 앞 모습. /사진=뉴스1 |
'정운호 게이트'로 법조비리 의혹이 확대되는 가운데 의뢰인들의 지나친 전관 선호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전관예우에 기대를 거는 의뢰인들이 많아 전관을 소개하는 법조브로커가 활개를 치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수사과정에서 최유정·홍만표 변호사의 싹쓸이 수임을 목격한 의뢰인들이 오히려 더 전관만 찾게 되리란 전망도 나온다.
법조계에선 비싼 수임료를 내며 전관만 찾는 의뢰인들이 법조비리를 키우는 토대가 돼 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관에 대한 의뢰인들의 맹신이 깨지도록 전관 비리를 일벌백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관만 찾는 변호사 선임관행'도 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관이나 브로커가 의뢰인의 절박함을 미끼로 거액을 받아 챙길 수 있는 배경도 전관 맹신이 작용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변호사들은 과거에 비해 전관 영향력은 줄었다는 데에는 대체로 동의했다. 실제 수사·재판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해선 변호사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로비로 구형이나 판결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다만, 전관효과는 수사나 재판과정에서의 '편의 제공' 수준에서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서초동에서 개업중인 A변호사는 "수사단계나 영장심사단계에서 유난히 전관을 선호하는 의뢰인들이 있고, 소개를 요구하기도 한다"며 "전관을 선임해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고, 비싼 수임료만 지급하게 된다며 만류해도 당장 기소·구속여부가 눈 앞에 있는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관을 고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관과 공동 수임하면 전관이 거액을 비전관은 적은 보수를 받는데 실제 결과는 비전관 변호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을 담당할 때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게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의뢰인들의 막연한 기대가 전관변호사의 배만 불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얘기다.
개업변호사인 B씨 역시 "예전에 전관예우가 심했던 시절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전관을 찾는 것 같다"며 "20년전만 해도 판사들이 마지막 재판이 끝나면 그 변호사들이랑 같이 밥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뢰인들은 그런 식으로 지금도 판사랑 친하면 밥이라도 먹고 전화라도 한통 더 해줄 것으로 믿고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서초동 법률사무소에 근무하는 C변호사도 "전관들이 '여기 판사는 내 후배라 잘아는 사이다. 전화 한통 넣겠다'는 등 친분을 과시하는 경우가 많고, 그런 변호사들을 보면 의뢰인들 입장에서는 그들에게 사건을 맡기면 결과가 달라질거라 기대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관을 영업수단으로 삼는 변호사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송기호 변호사(수륜 법률사무소)는 "전관예우 영업금지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전관임을 내세워 영업하는 행위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변호사는 "현재 변호사법은 판검사 '개인'과의 연고를 내세워 영업하는 것만 금지하고 있는데 이것을 확대해 법원검찰 등 '기관' 경력을 내세우는 것도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원·검찰 출신임을 내세워 근무했던 법원·검찰청 현직 판검사와 친분이 있을 것처럼 홍보하는 행위도 금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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