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청사

중앙일보가 MBC PD수첩 '미국산쇠고기'편 제작진에게 총 4000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중앙일보는 PD수첩이 제작한 '미국산쇠고기'편에 나온 인터뷰가 사실이 아니라는 기사를 보도해, 제작진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다. 

대법원은 10일 MBC PD수첩 '미국산쇠고기'편 제작진 5명이 중앙일보와 소속 기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을 확정했다. 2심 재판부는 중앙일보와 소속 기자에게 "제작진 5명에게 각각 800만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대법원은 "중앙일보 측이 추가 취재없이 기사를 작성하면서 이를 진실이라고 믿을 이유가 없었다"며 "기자는 소장과 재판기록을 확인한 사실이 없는데도 확인한 것과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기사가 맞는지 확인해주지 않은 수사 검사들에 대해서는 "기사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 줄 의무나 허위보도에 대응할 법적 의무가 없다"고 봤다.

지난 2008년 MBC PD수첩은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에서 미국의 환자 '아레사 빈슨'의 죽음이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vCJD·인간광우병)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시 PD 수첩은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인 로빈 빈슨이 "검사 결과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중앙일보는 2009년 '빈슨 소송의 재판 기록에서 아레사 빈슨의 유족이나 의료진 모두 vCJD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PD수첩이 과장·왜곡 보고를 했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대해 PD수첩 '미국산 쇠고기'편을 제작한 조능희PD 등 제작진 5명은 지난 2012년 '중앙일보의 보도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중앙일보와 소속 기자, 검찰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실제 아레사 빈슨은 vCJD 의심 진단을 받아 사망했다고 소송 재판 기록에 나와있다"며 "(중앙일보 기사를 보면)일반 독자들은 (PD수첩이)허위보도했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명예훼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중앙일보 보도가) 합리적 근거가 있었고 언론기관에 대한 정당한 언론활동의 범위에 속한다"며 손해배상을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고 중앙일보가 PD수첩 제작진에게 각각 800만원씩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빈슨 소송 재판 기록 등을 통해 진위를 확인하는 노력을 했어야 했는데 수사기관의 제보만 듣고 추가 취재 없이 기사를 작성했고, 소장과 재판기록을 확인한 사실이 없는데도 이를 확인한 것과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