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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ㄱ같은 녀석" 댓글…모욕죄 아니다?

[the L] 法 "'ㄱ'을 '개'라고 볼 만한 근거 없어"…모욕 무죄 판결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특정 인물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는 인터넷 기사에 'ㄱ같은 녀석'이라는 댓글을 달았다면 모욕죄로 처벌을 받게 될까. 법원은 'ㄱ'을 '개'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언론사에서 일하다 퇴직한 후 칼럼 등을 쓰며 생활해 온 한모씨(65)는 지난해 1월 변호사 A씨가 새누리당에 입당해 출마한다는 내용을 담은 온라인 기사에 "참 국민을 열받게 만드는 ㄱ같은 녀석…국민을 우습게 보는게 대통령과 비슷하구나"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에 A씨는 한씨를 고소했고, 검찰은 한씨가 A씨를 모욕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현행 형법은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할 경우 모욕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다.

한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댓글은 A씨의 행동을 단순히 비방하는 정도에 그친 것일 뿐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한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은 "한씨가 사용한 'ㄱ'이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개'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고, 이 표현은 A씨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것과 관련해 A씨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나타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심은 1심과 달리 한씨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자신의 판단과 의견이 타당함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모욕적인 표현이 사용된 것에 불과하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또 다른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다. 특히 'ㄱ'이라는 표현을 '개'라고 볼 만한 근거도 없다는 점도 판단 이유가 됐다.

재판부는 "한씨는 언론 등을 통해 알게 된 A씨의 과거 행적 등에 기초해 A씨가 국회의원이 되려는 것이 부적절하고국민을 우습게 보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는 의견을 표시하는 과정에서 댓글을 기재한 것"이라며 "이에 비춰볼 때 한씨 표현행위의 주된 의도는 A씨를 단순히 비방하려는 것이 아닌, A씨 행위에 대한 의견 내지 판단을 개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문제가 된 'ㄱ' 표현에 대해 "초성에 불과해 그 의미가 다양할 수 있는 점, 'ㄱ'을 '개'라고 해석해야 할 근거에 대한 아무 자료가 없는 점, 피해자인 A씨도 'ㄱ'의 의미를 '개'로 인식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1심처럼 'ㄱ'이 '개'를 의미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A씨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공인으로, 공인의 활동에 대해 다소 비하적 표현으로 비판을 가했다는 이유로 광범위하게 형사처벌을 할 경우 활발한 비판과 토론을 통한 여론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위험성이 크다"고도 지적했다.

대법원 역시 이 같은 2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17도10196)

◇ 관련조항

형법

제311조(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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