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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지키면 밤샘근무도 가능"…대법 3년만에 첫 판결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일주일 동안의 총 근로시간이 52시간을 넘지 않으면 하루 근로시간이 얼마든 위법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018년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당사자 합의가 있을 경우 허용하는 '1주 12시간' 연장근로에 대한 계산 방식을 대법원이 3년 넘게 심리해 내린 첫 판단이다.

그동안 하루 8시간 초과 근무시간을 일주일 단위로 합산해 위법 여부를 판단했던 정부의 행정해석과 달라 정부의 현장지도 등에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지급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항공기 객실청소업체 대표 이모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일부 무죄 취지로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씨는 2013 9월∼2016년 11월 근로자에게 퇴직금과 연장근로수당을 제때 지급하지 않고 연장근로 한도를 총 130회 초과해 일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근로기준법상 주 12시간 한도를 위반한 사용자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1·2심 재판부는 이씨의 혐의를 일부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가 운영하는 업체에서 근로자들은 '3일 근무 후 하루 휴식'하는 방식으로 근무했다. 1·2심 재판부는 근로자가 하루에 8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시간을 각각 계산한 뒤 이를 합산해 일주일에 12시간이 넘는지를 따졌다. 이를테면 일주일에 17시간씩 3일 일했다면 총 근무시간은 51시간으로 주당 52시간에 못 미치지만 하루 8시간을 넘긴 연장근무시간이 매일 9시간씩 3일 동안 27시간으로 주당 12시간을 넘기 때문에 위법이라는 계산이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주당 연장근로가 12시간을 넘었는지는 근로시간이 하루 8시간을 초과했는지가 아니라 일주일 동안의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하루에 몇 시간을 근무했는지와는 상관 없이 일주일 동안의 총 근로시간이 52시간(법정노동시간 40시간+최대 연장근무 12시간)을 넘어야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는 얘기다.

이런 계산법을 따르면 일주일 동안 17시간씩 3일을 일해도 연장근무 시간이 11시간으로 주당 최대 연장근무 가능 시간인 12시간에 못 미치기 때문에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근무시간을 주당 40시간, 하루 8시간을 넘을 수 없도록 규정한다. 다만 당사자끼리 합의하면 한 주에 최대 12시간까지 근무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은 연장근로시간의 한도를 일주일 기준으로 설정하고 있을 뿐이지 하루를 기준으로 정하지 않았다"며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는 일주일 동안의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근로를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이씨의 항소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109회 중 3회는 주간 최대 52시간을 넘지 않는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일주일 동안 12시간의 연장근로 한도를 계산하는 방법에 관해 하급심 판결이나 실무에서 여러 방식이 혼재된 상황"이라며 "일주일 동안 40시간을 초과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최초로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그동안 일주일 중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을 초과한 근무시간을 합산해 12시간이 넘으면 주당 52시간을 넘지 않았더라도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시간 한도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대법원이 주간 근로시간 계산에서 일별 초과근로 시간 합산 기준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정부의 행정해석과 처분에도 변화가 뒤따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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