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현 헌법재판소 공보관./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첫 변론이 윤 대통령 본인의 불출석으로 공전이 불가피해졌다. 헌재는 오는 16일 예비로 편성한 2차 변론에서 본격 심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13일 오후 헌재 별관에서 개최한 정기브리핑에서 "(탄핵심판 첫 변론에) 당사자가 불출석한 경우 다음 기일로 연기하게 된다"며 "2차 변론에선 심리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 공보관은 "2차 변론부터 탄핵소추사유의 요지를 진술하고 변론준비기일 진행내용을 변론에 상정하는 등 심리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이 헌재에 불출석 의사를 밝혔는지에 대한 물음엔 "따로 서면이 제출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헌법재판소법 52조는 탄핵심판 당사자가 불출석하면 헌재가 다시 기일을 정하고, 재지정한 기일에도 당사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출석 없이 심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미선 헌재 재판관은 지난 3일 열린 변론준비절차에서 윤 대통령의 불출석에 대비해 1·2차 변론을 오는 14·16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변론준비절차에서 국회 측이 신청한 수사기록은 헌재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이날 천 공보관은 "지난 1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기록인증등본 송부촉탁에 추가로 회신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지난 8일에도 경찰청·국방부 검찰단·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회신을 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의 대리인단은 송부촉탁이 "재판·소추 또는 범죄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의 기록은 송부를 요구할 수 없다"는 헌재법 32조에 어긋난다며 반대했다. 이와 관련해 천 공보관은 이날 "송부촉탁은 헌재법과 헌재심판규칙에 근거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도 이의신청이 기각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1차 체포영장 청구·발부에 반발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원을 상대로 청구한 권한쟁의심판은 영장 유효기간 만료 이후 윤 대통령 측이 취하서를 제출하면서 마무리됐다. 다만 윤 대통령은 2차 영장에 대해 계속 다툴 전망이다.

천 공보관은 "대통령과 공수처장 간의 권한쟁의 사건은 지난 11일 오전 취하서가 접수됐다"며 "2차 체포영장 권한쟁의심판의 진행속도나 결론시점은 재판부의 판단사항이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적법요건부터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해 12월 공수처가 청구하고 서울서부지법이 발부한 1차 체포영장이 헌법에 따른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한다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7일 체포영장을 재발부했고, 윤 대통령은 같은 취지의 청구·신청을 반복했다.

한편 윤 대통령 측은 지난 3일 변론준비절차까지 증인을 신청하지 않았다. 천 공보관은 윤 대통령 측에서 서면으로 신청한 증인이 있냐는 질문에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