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돌입한 15일 오전 경호처 관계자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차량을 검문하고 있다. 2025.1.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되면서 사법절차 진행이 본격화했다. 공수처가 17일 오전까지 윤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이후 영장이 발부되면 20일 구속기간을 거쳐 검찰이 윤 대통령을 재판에 넘기는 순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구속될 경우 내달 6~7일 중 기소가 이뤄지게 된다.

국회에서 한창 논의 중인 특검법은 반쪽짜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검이 출범하기 전 검찰이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할 경우 '동일한 범죄에 대해 거듭 처벌받지 않는다'는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특검은 더 이상 윤 대통령을 내란 혐의로 기소할 수 없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6당은 오는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법안을 표결하려 하지만, 여당은 자체 특검안을 고수하고 있어 여야합의 처리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최근 여야 합의로 특검법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한 만큼 야당 단독으로 내란 특검법을 통과시킬 경우 최 대행이 다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재의결 수순을 밟아야해 특검 출범시기는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만약 16일 본회의에서 극적으로 여야합의가 이뤄지고 특검법이 바로 공포되더라도 △특검·특검보 임명 및 수사팀 구성 △수사기록 검토 및 업무분장 등에 준비기간(20일)이 필요해 수사 개시는 검찰 기소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2월 6~7일쯤이 될 예정이다. 일반특검은 준비기간 중에도 증거인멸을 막기 위해 수사할 순 있지만 150명이 넘는 특검팀 인력구성에만 상당 시간이 소요돼 준비기간 중 수사에 나서긴 쉽지 않다.

물론 수사기관이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수사 중이라도 이론적으론 특검이 이달 중 사건을 이첩받아 직접 기소할 순 있다. 하지만 기소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는 데다 사건 숙지도 못한 채 특검이 무리하게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을 가능성은 적다는 게 법조계 평가다.

이러한 이유로 야권이 추진하는 특검법안이 뒤늦게 통과될 경우 내란 혐의 대신 윤 대통령의 외환 혐의에 대한 수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야권의 특검법 정식명칭은 '윤석열 정부의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으로 △해외 분쟁지역 파병 △대북확성기 가동 △대북전단 살포 대폭 확대 △무인기 평양 침투 △북한의 오물풍선 원점 타격 △북방한계선(NLL)에서의 북한 공격 유도와 이를 통한 전쟁 또는 무력충돌을 일으키려 한 혐의 등을 수사대상으로 한다.

여당은 대북정책이 수사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이유로 외환죄 수사에 대해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야 합의를 위해 야당이 마련한 특검법에서 외환 혐의도 빠질 경우 실제 특검이 출범하더라도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특검도입 효과는 미미할 전망이다.